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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하지 않았다" 박유천 거짓말 깨버린 경찰 수사
입력 2019.04.24. 17:53 댓글 0개짜놓은 각본 속 박유천 소환 조사
증거인멸 정황까지 더해 구속영장
【수원=뉴시스】조성필 기자 = "마약을 하지 않았다"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의 거짓말이 경찰의 과학 수사 앞에 무너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박씨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한 건 이달 초였다고 24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지난 4일 체포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경찰이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당시 황씨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상세했다고 전해졌다.
박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포착한 경찰은 증거수집에 들어갔다.
통신 수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당시 박씨의 동선이 황씨의 진술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 사람이 올해 초까지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기도 했다.
올해 초 마약 판매책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씨가 수십만원을 입금하는 과정과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포함된 CCTV 영상도 찾았다.
이때부터 경찰은 박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또다른 증거수집에 나섰다.
박씨의 하남 자택과 차량,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신용카드, 휴대전화 등을 회수하고 마약 성분 검사를 위해 모발과 다리털 등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박씨가 몸 주요 부위 털을 제거하는 왁싱 시술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 측은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를 제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순간 박씨가 마약을 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마약 구매 정황은 잡았지만 투약 혐의를 이끌어 내는 덴 더욱 명확한 증거가 필요했다. 국과수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박씨의 혐의 부인은 계속됐다. 앞서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공언한 그였다. 경찰은 황씨와 대질 조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통상 3주 가량 소요되는 국과수 정밀 검사 결과가 일찍 나오면서 계획했던 대질 조사는 의미가 없어졌다. 국과수로부터 박씨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는데도 지난 22일 박씨를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했다. 박씨는 이때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모두 경찰이 짜놓은 각본대로였다. 박씨가 혐의를 계속 부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우려란 명분도 만들었다.
마침내 경찰은 박씨에 대한 마지막 조사 다음 날 오전 검찰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동안 수집한 CCTV 영상, 국과수 검사 결과를 첨부했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사유도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구매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데다 투약을 증명할 수 있는 국과수 검사 결과 덕분에 혐의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박씨와 황씨는 과거 연인 사이로 지난 2017년 4월에는 결혼까지 약속했으나 이듬해 결별했다.
gatozz@hanmail.net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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