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남대병원 정규직 전환 협상, 병원장 ‘막말’ 논란

입력 2019.04.23. 17:47 수정 2019.04.23. 17:47 댓글 5개
노조 “‘쌍판’ 발언은 노조 무시”, 병원 “침소붕대”
전남대병원. 사진 뉴시스 제공

전남대병원 노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상을 놓고 병원장의 ‘막말’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병원장이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한데다 막말을 했다며 병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반면 병원 측은 노조가 발언의 배경은 고려하지 않고 뒤늦게 특정 내용만 문제 삼으며 노사협의를 파행시켰다고 맞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는 23일 전남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의 ‘폭언’ 사과와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의 조속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노조와 협의 없이 일부 직원에게 불이익 항목을 넣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해 수정을 요구하며 면담을 제안했고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지난번에 내 방문을 쳤던 ‘쌍판’을 보려 했는데 안 왔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이 지난달 12일 노사 면담에서 노조간부를 가리키며 ‘쌍판(상판·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폭언을 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라며 “병원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대화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시간끌기와 노노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병원 측이 노조의 천막농성장을 철거해 노조가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 원장이 ‘방문객 면담 후 만나겠다’고 한 뒤 문을 잠그고 원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노조원이 문을 두드리며 항의했지만 사과와 면담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일련의 사태는 전남대병원 측이 노조와 병원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공공병원인 전남대병원의 비정상적인 노사문화를 축약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병원 측은 입장문을 내고 “노조가 표현 동기와 경위는 고려하지 않고 격앙된 분위기 속에 일부 감정적인 대화 내용만 편집했다”며 “불법 농성장 철거 후 노조 간부가 병원장실에 몰려와 대치 상황이 발생하고 수차례 문을 강하게 친 데 대해 병원장이 항의하며 했던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는 노사협의회 시작 직후 의도적으로 ‘쌍판’ 용어를 문제 삼아 병원장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1시간 정도 파행을 가져오더니 결국은 성명서와 언론보도를 통해 병원장의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접점을 찾기에는 노사 입장차가 크지만 슬기롭게 대처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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