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허드렛일만 시키고 있다는 전남 ‘도제학교’

입력 2019.04.22. 19:01 수정 2019.04.22. 19:48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스위스식 현장 중심 직업교육 체계를 접목한 전남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무늬만 도제교육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교육청과 전남청소년인권센터가 도제학교 실태를 조사한 결과 참가 학생들 대부분이 현장 직업교육이 아닌 청소나 작업도구 정리같은 허드렛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과 스위스같은 직업 교육 선진국 사례를 벤치 마킹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직업교육을 받도록 도입된 제도다. 전남도에서는 광양하이텍고를 비롯해 모두 16개학교에서 153개 기업 644명이 참가해 운영되고 있다. 용접, 전자 운영개발, 절삭, 미용, 조리 등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자는 취지로 도입돼 학생들 직무 능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실과는 괴리가 컸다. 도제학교에 참가 중인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1~2학년으로 돌아가면 도제반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237명중 126명이 “다시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해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학생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직무 연관성 없는 일에 종사하면서 열악한 작업 환경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학생들 60%가 직업 학교에 진학할 만큼 기업과 현장교육 구조가 정착돼 있다. 반면 우리 기업은 이들 학생들을 받아들인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해도 현장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스위스식 도제라 하지만 허울 좋은 제도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직업 훈련교육은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을 위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실업교육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장 적응능력 및 전문성 부족등으로 현장 교육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실업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도제 교육 정상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전남 도제학교 TF팀은 드러난 문제에 대해 새로운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일선학교 교사들과 참여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울 과감하고 신속한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겨우 허드렛일이나 시키면서 ‘도제 교육’이라고 포장해서는 안된다. 이같은 허울 뿐인 스위스식 도제 교육을 보완없이 무작정 끌고 갈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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