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전쟁과 평화·빵과 서커스·소앙집
입력 2019.04.20. 06:02 댓글 0개【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전쟁과 평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에제르 바이츠만 국가안보 석좌교수인 아자 가트의 '문명과 전쟁' 후속작이다.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인류사와 전쟁를 통찰했다. '생존'과 '번식'이 전쟁과 폭력의 근원적 동기임을 일관되게 설명한다. 전쟁의 근원은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욕구의 대상들을 폭력적 수단을 사용해 추구하거나 방어하려는 인간의 동기에 있다는 것이다. 전쟁이란 그 대상들을 집단 수준에서 폭력적 수단으로 얻으려는 활동이다. 자원 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쟁 상황에서 이득을 얻고자 폭력 수단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분쟁을 강요한 이들은 언제나 있었고 그 분쟁은 '안보 딜레마'로 귀결됐다고 짚는다.
전쟁의 원인에 대한 인류적 국제관계적 담론들의 결점도 비판한다. 인류학의 문제는 진화론을 거부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를 나누고 생존과 번식을 따로 다루는 등 그릇된 이분법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한다. 국제관계학의 문제에서 현실주의는 전쟁을 낳는 근원인 인간의 동기를 놓치고 있거나 설명에서 배제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원인을 밝히려면 개인 수준, 국가 수준, 국제 체제 수준을 쪼개지 말고 3차원 전체로 설명해야 하고, 여기에 역사적 변화라는 시간 차원까지 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년 간 전쟁이 감소했는지, 실제로 감소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도 분석한다. 전쟁 감소 이유를 설명하는 민주주의 평화론, 자유주의 평화론, 자본주의 평화론을 근대화 평화론으로 포괄한다. 전근대 전쟁보다 근대 전쟁 자체의 비용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근대 들어 평화로운 상호작용의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다고 본다. 근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평화의 보상이 커짐에 따라 분쟁 전략과 평화적 경쟁 전략의 상대적 균형이 후자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주장이다. 이 추세에서도 퇴행과 역행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재만 옮김, 2만2000원, 424쪽, 교유서가
◇빵과 서커스
토목·건축의 관점에서 다시 보는 로마 이야기다. ‘빵'과 '서커스'는 로마가 시민들에게 제공한 식량(빵)과 오락(서커스)을 가리키면서 '포퓰리즘' 대명사로 쓰이는 표현이다. 저자는 '빵과 서커스의 제국' 로마의 흥망성쇠를 로마제국이 남긴 건축, 교량, 도로, 수도 등의 유형 유산을 통해 고찰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고대 로마의 세계 유산은 약 2000년의 풍상을 견디고 살아남은 구축물, 복구물, 재사용된 것, 건축재 활용이나 채석장으로 전락한 인위적 파괴, 자연재해를 면한 것들이다.
세계 유산으로 보호·연구되는 로마의 수많은 건축물과 방대한 유물을 통해 로마를 로마이게 한 요소들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사라지자 세계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파헤친다. 나아가 467년 서로마제국이 멸망하지 않았다면 인류 역사는 어떻게 전개됐을까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면서, 찬란한 문화와 과학기술로 1000년을 군림한 대제국이 멸망함과 동시에 '암흑의 중세'가 시작된 역사적 모순도 추적한다. 모든 내용이 컬러 사진 120컷에 담겼다.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332쪽, 1만8000원, 예문아카이브
◇소앙집
독립운동가 조소앙(1887~1958)의 저술 '소앙집' 완역본이다. 조소앙은 대한민국임시정부와 한국독립당을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로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이론가이자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역사 철학, 종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저술을 남겼다. '소앙집'은 1930년 전후에 쓴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1932년 중국 상하이에서 간행됐다.
'소앙집'은 상편과 하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은 '한국의 현황과 혁명의 추세'라는 주제의 글로 모두 6장으로 이뤄졌다. 제1~3장은 정치, 교육, 경제 세 분야로 나눠 일제 하에 놓인 한국의 실상을 진단했다. 조소앙은 일본 식민지배 하에서 한민족의 상태를 "나라가 망하기 전에는 이해관계가 서로 달랐던 각종 계급이 나라가 파괴되고 집안이 멸망하여 함께 노예로 편입되고 말았다"고 판단했다. 제4장 '한국 혁명의 역사적 토대'에서는 삼국시대 이래로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역대 사회제도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일반 백성들이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갖지 못한 채 의무와 억압만을 받아온 불평들의 역사를 설명했다. 제5장 '한국 혁명운동의 체계'에서는 흥선대원군 집권 이래 1919년 3·1운동에 이르기까지 한국 혁명운동사를 정리했다. 제6장 '광주혁명의 진상'에서는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발발과 그 전개 과정을 설명했다.
하편은 일본의 동성 점거에 대해 중국 당국에 보내는 편지, 중국 각계에 보내는 전보, 일본의 죄악을 널리 알리려 중국에 보내는 전보 '상하이 주간' 사설, 중국 각계에 삼가 알림, '한보특간' 간행사, 화교 사상자 발생 사건에 대한 한국 상하이임시정부 외무장의 성명서, 한국 내 화교 사상자 발생 사건에 대한 선언, 한국독립당 선언 ,성명서, 동삼성의 한국 교민 문제, 한국독립당의 근황을 담았다. 이 가운데 '상하이주간 사설'은 1925년 5월9일 발행된 '상하이주간'에 실린 글로 중·한 간에 의지하고 협력해 일제 침략에 맞서 동맹을 맺어 항전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각계에 삼가 알림'은 다나카 기이치가 실시한 만몽정책의 내막과 실상을 밝힌 글이다. '한국 내 화교 사상자 발생 사건에 대한 선언'은 일본의 간교한 술책에 빠져 한국인과 중국인이 갈등을 빚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해명하고,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조리 있게 제시한 글이다. 김보성·임영길 옮김, 288쪽, 1만7000원,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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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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