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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엔 펜디 소파, 식탁엔 에르메스 식기··기지개 켜는 명품리빙
입력 2019.04.19. 15:06 댓글 1개명품 소비, 화장품→잡화→의류→리빙으로 관심 확대
주52시간제 정착…빨라진 퇴근에 집 꾸미기 열풍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이예슬 기자 = 뷰티·패션업계에서 시작된 명품에 대한 관심이 리빙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명품 브랜드를 사는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유가 컸다면, 이제는 자기 만족을 위해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데도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 천 만원 짜리 침대의 매출 신장세가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수 백 만원에 호가하는 고가 커트러리(포크, 나이프 등 은기류 테이블 세트)도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명품을 경험할 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품목이 화장품이라면, 그 관심이 가방 등 잡화에서 의류 등 패션 상품으로 옮겨갔다가 이제 리빙 상품군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에 패션에 기반을 둔 명품 브랜드들도 리빙 분야로 영역을 확장시켜 가고 있다. 일례로 펜디의 리빙 브랜드 '펜디 까사'는 2017년 9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소파 제품이 3000만~500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피숀'에서는 에르메스의 식기가 인기다. 접시 등 식기의 가격이 개당 40만원 수준임에도 해당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프랑스 황실 식기류로 유명한 크리스토플 커트러리는 200만원대에 달하지만 이 역시 없어서 못 팔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토플은 지난해 11월 칼 라거펠트와 전 세계 1500개 한정 커트러리 상품을 선보였는데, 그 중 12개가 국내에 들어왔고 모두 판매됐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리빙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에는 주52시간 근로제가 정착되는 사회적 현상과도 궤를 같이한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집을 더 아름답게 꾸미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무역센터점에 럭셔리 리빙관을 선보였다. 오픈 이후 무역센터점 가구 매출이 매월 50%씩 신장하고 있다. '카시나'의 르 꼬르뷔지에 L3 소파세트(5000만원대)가 특히 각광을 받고 있다.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디자이너 르 꼬르뷔지에가 디자인한 소파 시리즈로, 스티브잡스가 사용해 유명해진 제품이다.
덕시아나, 바이스프링 등 최고 3000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 침대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침대 매출 신장률은 2016년 34.7%(일반 24.1%), 2017년 45.5%(일반 21.1%), 2018년 21.8%(일반 16.6%)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시절 명품 화장품이나 의류상품을 경험해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관심 대상이 패션에서 리빙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shley8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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