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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 설치 '산넘어 산'…법안 빅딜로 출구찾나

입력 2019.04.19. 05:30 댓글 0개
위원 구성·임기와 기능·역할 조정 불가피
與 "한국당 절대 불가 방침은 아냐" 기대
野 의견 반영…연말 통과 전력 집중할 듯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제1차 공청회에서 이찬열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04.16. jc4321@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초정권·초당파적으로 중장기적 교육정책을 설계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안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기구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 쉽게 통과되긴 어려워 보인다.

19일 교육계에서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전까지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면서도,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법안 중 위원 구성과 임기, 교육부와의 역할 분담을 다룬 조항들이 일부 수정된다면 통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립성 갖출 위원 구성 관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법안 관련 입법공청회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참석자들에게 국가교육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 집중 추궁했다.

기구의 법적 위상은 법안대로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기구로 온전한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도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개헌을 필요로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위원 구성·임기, 위원회의 역할 두 가지에 대한 조항은 일부 수정될 수 있다.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법안 통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정부·여당 추천 위원 수다. 당정은 지난달 국가교육위원회를 총 19명의 위원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8명, 기관 및 교육단체 대표 6명으로 임기는 3년(연임 가능)이다. 대통령 지명 5명, 당연직으로 교육부 차관 1명, 여당 추천 위원 4명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만큼 절반 이상이 정부·여당 측 인사가 된다. 정파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박인현 부회장도 "편향적인 인적 구성을 차단하고 다양한 교육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가 아닌 정치계(정부·국회) 추천 인사가 19명 중 14명을 차지하기 때문에 정치와 뗄레야 뗄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6일 공청회에서도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인원구성을 살펴보면 '교육은 곧 정치'라는 공식이 나온다"고 문제 삼았다.

위원 임기에 대한 지적도 있다. 연임 제한 없이 3년 임기를 유지해 연속성이 있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면 결국 위원도 물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과)는 "대통령 또는 국회가 바뀌면서 위원이 교체된다면 정파를 대변하는 위원이 될 수밖에 없고 각자 대표하는 의견을 내다보면 위원간 갈등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위원장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는 "검토해봤으나 청문회를 거칠 경우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구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옥상옥' 비판 피하라…교육부 존치하되 역할 분담

교육부와의 역할 조정도 큰 과제 중 하나다.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역할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어 '옥상옥'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법안대로라면 국가교육위원회는 10년 단위의 국가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이 계획에 따라 시행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인적자원 정책, 학제, 교원, 대입정책 등 장기적 방향을 정하는 동시에 교육부가 맡아오던 교육과정의 연구·개발·고시 기능, 지방교육 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지원과 조정 업무 등을 총괄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의결한 정책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기속력'을 가진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교육학과)는 국가교육위원회의 결정에 기속력을 부여하는 대신 의견수렴 수준으로 권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정치와 동떨어질 수 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교육정책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이념이 다른 정부에서 수립된 정책을 차기정부에서도 승계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정치적인 불편부당함이나 이념적 편향성을 바로잡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기속력을 두고 정치적 연속성을 강조한다면 되려 교육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장의 위상을 두고도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대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가 현재 정부조직법상 부총리 부서인데 장기적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원장은 더 낮은 장관급이기 때문에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는 "우선 교육부를 존치하되 교육과정 고시 등은 국가교육위원회가 맡는 등 큰 틀의 역할 분담 방향에는 합의했다"면서 "교육부에서도 조직 개편 계획을 내놓는다면 '옥상옥' 논란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총선 전 통과 여부 '큰 관심'…연말 통과 목표?

국가교육회의는 연말까지는 법이 제정돼야만 내년부터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드는 대신 교육부를 혁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교육부 장관의 임기가 3년 이상으로 길어지게 되면 국가교육위원회가 별도로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이학재 의원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한다면 교육부는 폐지해야 한다고 강보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고 나면 현 정부에서 확정한 교육정책이 기속력을 갖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점도 자유한국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전까지 법안이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높다. 정작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추진하는 국가교육회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처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일정 기간 이후 본회의에 상정할 수도 있지만 한국당이 '절대불가' 방침을 밝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다른 법안과 '빅딜'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가교육회의는 올 한 해동안 국가교육위원회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초점을 두고 전국에서 교육계 인사들, 학생·학부모를 만나며 국가교육위원회의 필요성을 알리기로 했다. 또 10월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포럼을 통해 국가교육위원회 등 2030 미래교육 비전을 선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외국 정부에 널리 홍보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히기 작전인 셈이다

교육계 한 원로는 "법안 논의 및 수정 과정에 야당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면 큰 쟁점 법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말 민생법안을 통과시킬 때 '빅딜(big deal)'로 함께 처리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dyh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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