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4·19 단초된 3·15 항쟁, 광주가 처음”

입력 2019.04.18. 17:56 수정 2019.04.18. 17:56 댓글 0개
15일 낮 12시 45분 금남로에 모여
‘곡 민주주의 장송’ 시위로 자유당에 항의
현대사 속 광주에서의 첫 민주화 투쟁
“평가 전무…올바른 역사 정립 필요”
1960년 3월 15일 오후 12시 45분 광주 금남로에서 ‘곡 민주주의 장송’ 현수막을 들고 전국 최초로 3·15부정선거 규탄집회에 나선 민주당 당원들과 장병준 민주당 도당위원장.

1960년 3월 15일 오후 12시 45분 광주 금남로에서 ‘곡 민주주의 장송’ 현수막을 들고 전국 최초로 3·15부정선거 규탄집회에 나선 민주당 당원들과 장병준 민주당 도당위원장.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시민들과 학생들의 투쟁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에서 일어난 것에 대한 역사적 관심이 환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4·19 혁명 59주년을 맞아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18일 호남 4·19 혁명단체연합회에 따르면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가 부정으로 치러지자 이날 낮 12시 45분 광주시민 1천 200여명이 광주 금남로에 모여 규탄 시위를 벌였다. 당시 정국은 이승만 정권이 재집권 욕심으로 대단히 혼란스런 상태였다.

1956년 치러진 민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자 자유당은 1년 전부터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꾸몄다. 자유당 정권은 각종 어용단체를 이용, 자유당에 투표를 하도록 유권자들을 3인이나 5인으로 조를 짜서 투표장에 들어가게 하는가 하면 총 유권자 수보다 투표자 수가 더 많이 나오자 투표 용지를 불태우는 등 부정선거 행각을 저질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전남도당은 투표일인 3월 15일 투표소 참관인들을 철수시키고 낮 12시 45분 시민들과 함께 ‘곡(哭) 민주주의’ 라고 적은 현수막을 들고 금남로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 시각의 광주 집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였다.

광주의 집회 소식이 전해지자 경남 마산에서도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 실종된 마산상고생 김주열군의 눈에 최루탄이 박힌 시신이 4월 11일 발견되면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언론 매체들도 3월 16일자 신문을 통해 15일 광주의 집회 상황을 다루며 역사적 사실을 확인시켰다.

동아일보는 1960년 3월 16일자에 ‘15일 낮 12시 45분 경 이곳 민주당의 민주주의 장송 시위대는 민주당 전남 선거사무소장 이필호의원의 지프차를 선두로 도청으로 향하던 도중… 이날 시위대는 “민주주의는 절명하였다”, “우리의 자유를 찾자”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부산일보도 3월 16일자를 통해 ‘각종 부정사실을 직시하고 참관인을 철수한 민주당 광주시당은 15일 12시 50분경 곡 민주주의 장송이라고 쓴 만장을 선두로…무장경찰대 등 소방차와 충돌해 유혈극을 벌이기까지 했으나 소방차의 힘찬 물결에 결국 해산되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호남 4·19혁명자료사는 이날 시위로 광주에서는 10여명이 부상당했고 마산에서는 오후 7시 경찰이 발포하면서 12명이 사망했다고 기록했다.

김주열 군 시신이 발견된 이후 4월 19일 전국적인 규모로 진행된 이승만 정권 규탄 시위로 광주에서는 8명이 사망했고 59명이 다치는 등 전국적으로 186명이 죽고 6천26명이 다쳤다고 적어내려 갔다.

이처럼 1960년 3월 15일 금남로에서의 ‘곡 민주주의 장송’ 데모는 전국 최초의 3·15부정선거 규탄 항쟁임과 동시에 5·18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민주화운동이라는 평가다.

그런데도 광주 3·15의거는 60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어 이제라도 역사적 관심을 환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김영용 호남 4·19혁명단체연합회 상임대표는 “4·19 혁명의 시작은 광주에서부터 비롯됐다”며 “광주의 역할이 큰데도 전혀 조명받지 못하고 역사에서 잊혀질 위기에 놓여 있다. 광주와 마산이 힘을 합쳐 올바른 역사 정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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