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세대교체·선거제 개편 ‘화두’

입력 2019.04.17. 19:16 수정 2019.04.18. 10:10 댓글 0개
2020년 21대 총선 D-1년
정치향방을 전망한다<中> 관전포인트는
20대 총선 초선당선율 44.4%
19대 26.3%보다 2배가량 높아
7명 중진의원 생환여부 관심
야당 '수성' 여당 '탈환' 대결
개편안 통과땐 지역구 조정 불가피
사진 뉴시스 제공

내년 21대 총선을 바라보는 지역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세대교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세대교체는 단순히 지역구의원이 바뀌는 수준이 아닌 당 대 당 차원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호남정치의 주도권 경쟁이기도 하다.

지난 20대 총선은 ‘녹색바람’이라는 표현처럼 현 여당인 민주당이 창당 3개월인 국민의당에게 호남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긴 호남정치의 대변혁이 일어났다.

넓게 봐서는 민주당에서 갈라져나온 세력이 승리를 거둔 것이긴 하지만 호남 민심은 당시 민주당에게 등을 돌렸다.

광주와 전남 18개 선거구에서 이개호 의원과 당시 새누리당 소속인 이정현 의원만 녹색바람을 견뎌냈을뿐, 나머지 16개 선거구에서는 모두 국민의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됐고, 이는 전국적으로는 다당제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촛불혁명’에서 이어진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당은 여당이자 지역의 수권정당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이끌어낸데 이어 광주 서구갑과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호남에서 민주당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내년 총선 역시 큰 이변이 없는 한 압도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곧 호남정치권의 물갈이, 즉 세대교체의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주·전남 중진의원들이 모두 국민의당의 후신인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6선의 천정배(광주 서구을)의원, 4선의 박주선(광주 동남을)·박지원(목포)·주승용(여수을)·김동철(광주 광산갑)의원, 3선의 장병완 의원(광주 동남갑), 그리고 3선 군수를 역임한 재선의 황주홍 의원(고흥·보성·강진·장흥) 등 모두 다 야당인 ‘민주평화당’과 ‘바른 미래당’에 당적을 두고 있다.

호남 중진의원들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자들이 유독 많은 것도 그만큼 정치상황과 지역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봐야 한다.

김동철 의원과 황주홍 의원 지역구만 상대적으로 입지자가 적을 뿐 다른 지역구의 경우 최소 7명에서 많게는 10명의 입지자가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 중진의원들의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 다른 지역구의 초·재선 의원들 역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 역시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정치적 활로를 마련하기 위한 ‘제3지대론’을 통해 다당제의 현 구조를 이어가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 분열 이후 호남정치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비판도 여전해 남은 1년간 ‘도로 국민의당’으로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자신들의 기반인 호남을 민주당에게 내줄 경우 정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밖에 없어 현재의 다당제 구조 역시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 그리고 정의당 등 3당 체제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호남지역의 세대교체, 초선 당선율은 19대 26.3%(19명 중 5명), 20대 44.4%(18명 중 8명)에 달했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 역시 이러한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지역구 축소를 주내용으로 한 선거제 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관심이다.

현재 논의된 방안이 그대로 실현될 경우 광주 2곳, 전남 2곳 등 4곳의 지역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갑을로 나눠진 선거구들이 모두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 해당 지역구 의원 뿐만 아니라 입지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어떤 방식으로든 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불었던 녹색바람처럼 ‘제3세력’바람의 재현여부에 따라 정당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며 “선거 자체를 뒤흔들 변수임이 분명한 선거제 개편안이 어떻게 결론날지가 중요 관전포인트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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