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그들은 왜 ‘노무현 바보’가 됐나
입력 2019.04.17. 17:41 수정 2019.04.17. 17:49 댓글 0개판사 출신이지만 돈도, 배경도, 줄도 없이 ‘인권’을 외친 변호사. 지역 감정에 맞서 질게 뻔한 승부에 이길 때까지 도전한 고집불통 정치인.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 흙을 밟으며 새로운 꿈을 펼치려 했던 농부. 우리가 기억하는 대통령 노무현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를 회고하고 추억하기 위한 책이 출간됐다. (주)바보들이 엮은 ‘노무현과 바보들(전 2권)’이 바로 그것이다.
책은 18일 개봉하는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에서 못다 한 말들을 전한다.
영화 제작팀은 2년간 전국을 돌며 82명을 인터뷰해 2만5천매가 넘는 인터뷰 녹취원고를 줄여 엮어냈다.
책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재능과 돈과 시간을 들여서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자 했는지 그 열망을 담고 있다.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기 위해 자신의 일은 뒷전이었던 바보들, 평범하지만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평소 관심 없던 정치에 뛰어든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달된다.
특히 노사모에 가입한 배경, 또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알게 된 배경부터 선거 운동 당시와 정치 활동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여소야대 정국, 주류 언론과의 관계,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 서거하기까지 저마다의 기억과 회한을 담았다.
1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선거 승패 역사, 2권에서는 대통령 재임 시절 탄핵과 퇴임까지 이야기가 담겼다.
양말사업으로 성공한 미키루크가 ‘소리바다’를 검색하다가 잘못 들어갔던 ‘노사모’ 사이트에 가입해 어떻게 선거판의 최전선에 서게 됐는지, 부산 노사모의 초기활동과 대통령 경선 과정에서의 노사모 활동에 대해 보여준다.
또 변호사 노무현이 인권투사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으로 변신한 계기가 됐던 부림사건의 실제 피해자 2명의 육성을 통해 정치인 이전의 노 전 대통령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노사모를 처음 체안하고 모임에서 한 여인을 만나 1호로 결혼한 ‘늙은 여유’, 2002년 대선 때 선거운동원에게 서렁탕을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희망 포장마차를 운영하게 된 소나무의 사연 등 노사모와 노 전 대통령의 추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밖에 판사 출신 박범계 국회의원이 청와대의 많은 참모진이 반대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강행했던 ‘검사와의 대화’에서 느꼈던 평검사들의 비열했던 모습을 현장에 있는듯이 생생하게 들려준다.
김종대 국회의원의 노 전 대통령 고나련 소회와 전시작전권 문제, 배우 문성근이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면서 방송계를 떠나야 했던 사연과 아버지 문익환 목사와의 추억 등도 살필 수 있다.
또 바밤바 명계남이 노사모에 들어가게 됐던 배경과 부산 노사모 사무국장인 처리 장형철이 경선 준비하느라 평생의 꿈이었던 언론사 면접을 보지 못했던 이야기, 노무현 대통령이 느꼈을 모멸감과 외로움에 대해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와 신학림 전 미디어오늘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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