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골든아워

입력 2019.04.17. 17:29 수정 2019.04.17. 19:02 댓글 0개
도철의 약수터 무등일보 경제부 부장

귀한 물건이라서 그럴까! 시간을 표현하는 단어 중 금(金)과 연관된 단어가 많다. 방송 광고 중 가장 비싼 시간대를 ‘황금 시간대’라 말하고 영어로도 ‘골든아워’라고 한다. 그런데 ‘골든아워’를 콩글리시로 바꿔서 ‘골든타임’이라 말한다. 휴대폰을 핸드폰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튼 ‘골든아워’는 특히 사건·사고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사건 초반에 필요한 생명의 시간(1~2시간)이다. 심폐소생술(CPRR)의 경우 상황 발생 후 최소 5분에서 최대 10분 내에 시행돼야 한다. 생명을 구한다는 의미에서 재난사고도 마찬가지다.

지진으로 건물 등이 무너져 잔해에 갇히는 경우 산소와 물 부족을 감안한 시간은 48시간 정도라 한다. 산불 진압을 위해서는 헬기가 가장 유효한 수단인데 초기 진압 시간을 보통 30분으로 본다.

사고가 난 선박이 가라앉는 시간은 크기에 따라 20분에서 90분이고 혹시 기름이 유출될 경우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방제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은 30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초기진압을 위한 골든아워는 5분에 불과하다. 5분이 지나면 불이 더 크게 확대될 우려가 크고 그만큼 인명피해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 때문에 소방차나 엠블런스 등이 지나갈 경우 모두 길을 터줘야 하는 것이고 소화전 근처는 물론 소방도로에 불법주차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2017년 12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치는 등 큰 피해가 난 것은 바로 불법주차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늦었지만 다행인 것은 이를 계기로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을 강제 처분할 수 있도록 법이 강화된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3일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불법주차 차량을 밀어붙이고 출동하는 훈련 모습을 공개해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소화전 옆에 불법주차한 고급승용차의 유리창을 부수고 소방호스를 연결하거나 화재진압에 방해가 되면 경찰차도 소방차로 밀어붙이게 된다. 나하나 편하자고 소방도로 등에 불법주차를 하는 경우 이제 재산상의 불이익을 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뜻이다. 생명을 다투는 ‘골든아워’를 지키는 일은 소방관들만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이다. 도철 경제부부장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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