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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진상규명 약속"…안산서 세월호 5주기 기억식

입력 2019.04.16. 18:22 수정 2019.04.16. 18:30 댓글 0개
안산 화랑유원지서 5000여 명 추모
특수단 설치, 책임자 처벌 한목소리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

【안산=뉴시스】이승호 기자 = "특별수사단 설치! 책임자 처벌!"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장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문구가 뒤덮었다.

중앙무대 양쪽에도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특별수사단 설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무대 대형 화면에 나온 참사 당시 보도 영상도 '특별수사단 설치! 책임자 처벌!'이라는 문구로 끝을 맺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재명 경기도지사·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윤화섭 안산시장 등도 잇달아 추도사를 하면서 5년이 되도록 진상규명을 못 한 반성에 고개를 떨궜다.

유 부총리는 "참사 5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그 많은 희생이 왜 일어났는지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약속한다"며 "희생이 헛되이지 않게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도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게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 성의를 다해 협조하겠다. '안전은 양보와 타협이 없다'는 원칙으로 안전한 바다 만들겠다"고 했다.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서 눈물 흘리는 한 시민

희생자 가족에게 2014년 4월16일의 기억은 5년이 지났어도 생생했다. 팽목항, 광화문, 안산 등 어디에 있든 지옥과 같았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난 1997년과 그날이 있기 직전까지 17년이 가장 행복했다며 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는지, 진상이 무엇이었는지 따졌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아이를 더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없어 어느 곳에 있든 지옥이다. 탈출하라는 단 한마디면 모두가 살았을 텐데, 퇴선 명령만 내렸으면 됐는데 왜, 누가 죽였나"라고 했다.

또 "국민 모두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모두가 증인이고 목격자"라면서 "우리 아이를, 국민 304명을 죽인 살인자를 왜 처벌하지 못하나. 지금도 증거를 은폐하고 훼손하고 있는데, '무능·무지·무책임'이라는 적폐를 왜 청산하지 못하나"라고 했다.

진상규명과 함께 기억식이 열린 화랑유원지를 생명안전공원으로 조성해 전국 11곳에 흩어진 희생자들을 한 곳에 모으고,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

윤화섭 안산시장은 "국민의 힘으로 출발한 이 정부는 반드시 사고 원인을 밝혀 억울한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할 것"이라며 "안산시는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교육사업의 하나로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공원이 모두의 자부심이 되는 명소가 되게 시민 모두가 도와 달라. 아픔을 딛고 희망의 생생도시로 거듭나게 화합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5주기 기억식 행사장과 7차로를 사이에 둔 곳에서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납골당, 결사 반대'라고 적힌 기를 내세운 주민 20여 명이` 행사 내내 공원 조성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납골당 결사반대"를 외치며 안산시청 앞에서도 매번 집회를 열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했던 장애진씨는 희생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일부 정치인들이 말하는데 정작 그런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참사를 이용하고 있다. 제발 국민 여러분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인 시선이 아닌 이웃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씨는 또 "왜 피해자가 잘못을 저지른 책임자를 찾아 나서야 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하나. 이런 세상은 누가 만들었나"라며 "진상 규명이 되는 날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용서를 빌게"라고도 했다.

생명안전공원 조성에 반대하는 시위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완전한 진상규명을 이루고 책임자 처벌 뒤 온전한 추모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국가란 무엇인가, 왜 존재하나'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세월호 참극 5년, 그때 무엇을 했는지라는 질문을 넘어 답을 찾아야할 때"라며 "교육다운 교육,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억식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대표 등 각 정당 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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