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수영대회 유산 사업 대회전 미리 계획하고 확정해야”

입력 2019.04.11. 15:39 수정 2019.04.11. 15:52 댓글 0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요인, 레거시에서 찾다
3.‘평화’의 마을 평창에서 배운다
평창 올림픽이 남긴 유산 ‘평화’
작은 시골마을 브랜드가치 급상승
남북단일팀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
정상회담 이어지며 남북관계 물꼬
대회 이후 광주 모습 미리 고민해야

평창동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면. 강원도개발공사 올림픽시설팀 제공.

2018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불린 지명은 아마도 평창(Pyeongchang)이었을 것이다. 강원도의 작은 시골마을인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로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 했다.

올림픽 이전 평창은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이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평창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평창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북한의 참가와 남북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으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평화’는 평창 올림픽이 남긴 대표적인 ‘레거시(Regacy·유산)’다.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의 메시지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지며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텄다.

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북한 선수단 참가를 추진하고 있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평창의 유산을 주목하는 이유다.

평창동계올림픽 모형. 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평화’를 올림픽 유산으로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강원도 평창군, 강릉시, 정선군 일원에서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은 92개국에서 2천9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남북 공동입장, 남북 단일팀 출전 등 유·무형적 자산을 남기며 올림픽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평창올림픽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평화’다. 올림픽을 통해 무르익은 남북화해 무드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래서 평창이 주목하고 있는 유산도 평화다. 대회 이후 평창은 올림픽의 유산인 평화를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레거시 사업을 추진중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특별법’을 근거로 평화테마파크를 비롯한 15개 특구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올림픽 특구종합계획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계획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반영되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을 활용한 획기적인 인프라가 구축돼 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평창군은 기대하고 있다.

평창은 ‘평창평화특례시’와 ‘평창평화포럼’ 개최도 추진중이다. 강원도와 평창군은 공동으로 지난 2월9일부터 11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2019평창평화포럼을 개최했다. 또 지난달 30~31일 평창 올림픽 경기장과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2019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포럼&투어’도 진행했다.

평창올림픽 유산사업을 전담할 재단법인 2018평창기념재단도 지난달 25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유산사업에 돌입했다. 유승민 IOC위원을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기념재단은 올림픽 잉여금 619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정부 재정지원, 수익사업 등을 통해 올림픽유산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무소는 대관령면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소에 마련됐다.

평창군 관계자는 “대회 이후 평화의 시작은 평창에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창의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했다”며 “강원평화특별자치도 특별법과 연계해 평창평화특례시(또는 평창시) 승격을 비롯, 평창평화포럼, 평화테마파크 등의 레거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점프대. 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해결해야 할 과제 수두룩

평창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았지만 폐막 후 1년이 지난 지금, 경기장 사후활용 방안을 놓고는 여전히 고심 중이다.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신설된 경기장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관동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 경기장, 아이스 아레나, 쇼트트랙 보조 경기장 등 7곳이다.

휘닉스 스노경기장, 강릉 컬링센터, 용평 알파인 경기장, 스키점프센터, 크로스컨트리센터, 바이애슬론센터 등 6곳은 기존 시설을 보완해 활용했다.

올림픽 경기장 13곳 가운데 10곳은 관리주체와 사후활용 방안이 확정됐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는 시민들을 위한 체육시설로, 관동 하키센터는 가톨릭 관동대학교의 연구실과 강의실, 복합 체육시설로 활용될 계획이다. 쇼트트랙 보조경기장은 전시회와 콘서트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이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등은 아직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경기를 치른 13개 경기장과 지원시설, 개보수, 신축비용 등으로 8천807억원이 투입됐다. 부대시설 건설비 1조 1천414억원과 교통망 건설에도 9조 2천24억이 소요됐다. 올림픽을 위해 쏟아부은 재정투입 규모만 11조 2천245억원으로 막대하다.

평창군 관계자는 “3곳은 사실상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전문체육시설로서 아직까지 사후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강원개발공사에서 임시로 위탁관리하고 있는 상태”라며 “강원도에서 지속적이고 다방면으로 활용방안을 찾으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노레일. 강원도개발공사 올림픽시설팀 제공.

◆광주수영대회를 위한 평창의 조언

동계올림픽을 치른 평창은 세계수영대회를 앞두고 있는 광주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으로 손님맞이 준비를 꼽았다. 국제스포츠 도시를 개최한 도시의 이미지는 바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경험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회 개최 이후 높아진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시설을 활용한 레거시 사업을 대회전에 미리 계획하고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 역시 이 점이 미흡했던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천장호 평창군청 올림픽기념사업단장은 “앞으로 평창이든 광주든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평창이 그랬듯이 광주도 수영대회 준비로 눈 돌릴 틈 없이 바쁠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이후 광주의 모습을 반드시 미리 고민해야만 수영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평창=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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