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속은 건 사실…정치활동에 이용하려 한 것”

입력 2019.04.10. 16:04 수정 2019.04.10. 16:08 댓글 0개
검찰, 윤 전 시장에 징역2년 구형
정치적 대가 바라고 돈 송금 판단
변호인측 ‘대가성’ 부인 무죄 요구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장현(70) 전 광주시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정재희)는 10일 오전 윤 전 시장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51·여)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측은 윤 전 시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측은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중대 범죄이다. 피고인(윤 전 시장)이 속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 사기 피해자와 구별해야 한다. 자신의 정치 활동에 이용하려 한 것이다. 김 씨로부터 같은 성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다른 정치인들은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과 광주시의 명예에 깊은 상처를 줬다”며 징역형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윤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 부인 행세를 하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김 씨에게 속아 2017년 12월26일부터 지난해 1월 말까지 4차례에 걸쳐 4억5천만 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김 씨의 거짓말에 속아 광주시 산하기관에 김 씨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혐의(업무방해)도 받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씨를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 믿은 윤 전 시장이 정치적 대가를 바라고 돈을 송금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6·13지방선거와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에 주목했다. 윤 전 시장이 자신의 광주시장 재선 행보에 전직 대통령 부인의 도움을 바랐다고 본 것이다.

윤 전 시장은 정치적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씨의 거짓에 속아 단순히 돈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윤 전 시장은 최후 변론을 통해 “많이 부끄럽고 참담하다. 전직 시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광주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내가 이런 모습을 보여 부끄럽다”며 광주시민에 거듭 사과했다.

이어 “소박한 꿈이 있다면 예전처럼 상인과 손잡고 시민과 눈 맞추는 평범한 광주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나 공직에 나설 일은 없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은 윤 전 시장이 김 씨에게 건넨 돈은 대가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년에 추징금 4억5천만 원을, 전직 대통령 부인을 사칭하며 또다른 정치인들을 상대로 벌인 사기 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선고 재판은 오는 5월10일 오전 9시20분에 있을 예정이다.

선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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