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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흔했으면"…SK 3세, 길거리서 대마 샀다
입력 2019.04.10. 11:35 수정 2019.04.10. 11:48 댓글 0개지하철역 인근까지 같이 가서 구입하기도
비상식적 과감함…추가 연루자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변종 대마 등을 구매·흡연한 혐의를 받는 SK그룹 3세의 범행 과정 중 석연치 않은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그동안은 제3자를 통해서만 대마를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와 달리 본인이 직접 대마 구입 현장에 나선 정황이 나온 것이다. 여죄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전날 검찰로 송치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영근(32)씨는 자신에게 처음 마약을 구매해 준 공급책과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곧장 다른 공급책을 이모(30)씨를 통해 대마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심지어 지난 1일 긴급체포되기 전날에도 대마를 사서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두번째 공급책 이씨가 지난 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파악됐다.
그런데 이때는 첫 공급책인 이모(27)씨가 2월 말께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이미 체포된 상황이었다. 자신의 공급책이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겼다면 이상함을 느껴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인데 최씨는 불과 며칠 후 다른 공급책을 찾았던 것이다.
특히 구매 과정은 오히려 더 과감해졌다.
최씨는 첫 공급책 이씨가 대마 구매를 대행해 줄 당시엔 마약상과 직접 거래가 없었다. 자신이 이씨에게 돈을 보내주면 이씨가 이를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SNS 등을 통해 구매해 최씨 거주지로 가져다 주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두번째 공급책 이씨와 거래를 할때는 이와 달랐다. 최씨는 올해 3월 중 이씨와 함께 자신의 차량을 타고 서울 소재 한 지하철역 인근으로 가 대마를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차량 안에서 돈을 주고, 이씨가 내려 주변 모처에서 대마를 사 온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 과정에서 최씨의 여죄나 다른 연루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첫 공급책과 거래가 불가능해지자 곧바로 다른 공급책을 찾을 수 있었던 점, 첫 공급책 상황에 개의치 않고 오히려 다른 공급책과 같이 움직이면서 야외에서 대마를 구매했다는 점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 이상의 '네트워크' 존재 가능성을 제기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첫 공급책 이씨, 올해 3월 두번째 공급책 이씨를 통해 대마를 구매하고 15차례 이상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고 최종건 회장 첫째 아들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SK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손자인 정모(30)씨도 같은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정씨는 지난 2월20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정씨는 변호인을 통해 "조만간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경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도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정씨 측에서 회신이 없을 경우 정씨 여권을 말소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이다. 여권 말소는 범죄 혐의가 뚜렷하거나,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자의 국외 활동에 제한을 두기 위해 내리는 강력한 제재조치 중 하나다.
최씨와 정씨의 혐의는 첫 공급책 이씨가 지난 2월말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드러났다. 이씨가 여죄 조사 과정에서 최씨와 정씨에게 대마를 구매해줬다고 진술한 것이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씨와 정씨는 서로 아는 사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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