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꽃가루·미세먼지에 고통받는 ‘알레르기 비염

입력 2019.04.09. 01:59 수정 2019.04.09. 08:15 댓글 0개
매일 코 세척하고 수분, 자주 섭취하세요
흐르는 콧물· 재채기로 ‘고통’
미세먼지 짙어지면 더 심해져
증상 지속되면 약물 치료 고려

한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여기에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코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 시기다. 이런 이유로 최근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보통 사람에게는 그다지 해롭지 않은 공기 중의 원인 물질(꽃가루, 집먼지 등)이 코로 들어가 복잡한 면역반응을 거친 후 예민하게 반응해 증상을 유발하게 하는 면역질환이다.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영아 습진, 두드러기도 같은 계통의 질환이다.

◆ 열없는데 콧물만 줄줄

열, 몸살 같은 감기 증상 없이 발작적으로 재채기가 나면서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막힌다면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증상이 가장 심하다. 눈 주위가 가려운 알레르기 결막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같은 알레르기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구분된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1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는데, 실내의 알레르겐(항원)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사람의 비듬을 먹고 살며 이 진드기의 배설물이라든지 진드기의 찌꺼기 등이 먼지가 돼 코 안으로 들어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시키게 된다.

특정 계절에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나무나 잡초의 꽃가루 같은 물질이 주요 원인이다. 2월 말 부터 5월 까지의 봄에는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의 나무 종류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많고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의 가을에는 쑥, 돼지풀, 잔디 등의 풀 종류에서 발생하는 꽃가루가 많다. 이런 식물들은 강변 녹지나 공원은 물론 아파트 화단에도 있다. 봄철에 하얗게 날아다니는 솜털 같은 것을 꽃가루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꽃가루가 아니라 꽃씨이며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로, 바람을 타고 수백 킬로미터씩 이동하기 때문에 집 주위에 산이나 나무가 없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 비염 악화시키는 미세먼지

알레르기 비염에는 특정 유발물질이 있어서 그 물질이 코 안으로 들어오면서 알레르기 비염의 증세가 생긴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 자체만으로도 환자의 코 안은 매우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원인 물질이 아닌 미세먼지, 매연, 담배연기, 찬 공기 등의 자극에도 쉽게 반응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 점막을 자극해 점액을 증가시키고, 각종 알레르기 반응 매개물질을 증가시킴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코는 공기 속 먼지를 걸러내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최근 ‘미세먼지를 입으로 흡입하는 것보다 코로 흡입하는 게 더 치명적이다’라는 말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코로 숨을 쉴 때는 콧속 점막 등이 미세먼지를 흡착해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실 때는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없기 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 점막이 염증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미세먼지 흡수율이 일반인보다 더 높으므로 미세먼지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 외부 공기 노출 최소화 해야

꽃가루는 비가 오면 줄었다가 맑고 바람 부는 날이면 많아지므로 비염 환자들은 이런 날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꼭 나가야 한다면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집 밖에서 옷을 털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세수나 샤워를 한 후 외출할 때 입은 옷을 침실에 두지 말고 따로 두는 것이 좋다.

집 창문은 하루 한두 번만 열고 가급적 닫아 둔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1년 내내 있지만 가을 환절기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다음 해 봄까지 계속된다.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철저한 청소가 필수이다.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비슷한 예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를 세척하면 코 안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 비염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물을 마시면 기관지 점막이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고, 신체 순환이 활발해져 독성 물질의 배출도 늘어나서 유익하다.

김동규 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은 “꽃가루 등 원인 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만으로 조절이 안 되는 심한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 같은 알레르기 검사 후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같은 약물치료로 완화될 수 있다. 코막힘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규 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