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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전배구단 광주 이전 당위성

입력 2019.03.27. 16:55 수정 2019.03.27. 16:59 댓글 1개
양기생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배구 정규 시즌이 막을 내렸다. 남자부는 정규리그 2위팀인 현대캐피탈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팀 대한항공을 3대0으로 제압하고 2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프로배구는 5개월 동안 여정을 마감하고 휴지기에 들어간다. 매서운 한파를 녹일 정도의 뜨거웠던 배구코트 위의 열기도 가라앉고 있다. 정규 시즌은 끝났지만 프로배구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광주는 배구열기의 여운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전력 프로배구단(KEPCO VIXTORM) 연고지 이전문제가 지역사회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난 20일 한전에 의향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프로배구단 연고지 이전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배구협회를 비롯한 지역 배구 동호인들도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유치활동에 동참하면서 한전배구단 이전 문제가 지역사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전 배구단 연고지 이전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2014년 한전 본사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이주하면서 배구단과 럭비팀이 옮겨온다는 얘기가 거론됐다. 럭비팀의 경우 2016년 나주로 이전 등록을 마쳤다. 한전 배구단은 아직까지 수원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

4월말에 연고지 계약이 끝난다. 수원시도 최근 의향서를 제출하고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수원시는 2006년부터 10년 넘게 한전 배구단이 연고지를 이어왔고 체육관 개선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전 배구단은 연습상대 부족,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전용 구장 신설, 숙소 문제 해결 등을 내세우면서 연고지 변경 문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 가지 난제에도 불구하고 한전 배구단이 연고지를 광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명분은 충분하다.

한전 본사가 나주에 있다는 것 말고도 이전 이유는 많다. 첫째는 지역 실내스포츠 활성화다.

20여 년 전 광주에는 광주신세계 쿨캣 여자농구단과 나산 플라망스 남자농구단이 있었다. 염주체육관에서 경기를 할 때 마다 시민들로 북적거렸고 환호성이 가득했다.

나산 플라망스는 여수 진남체육관에서도 경기를 가지며 전남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나산 플라망스는 모기업 부도로, 광주신세계 쿨캣은 2006년 연고지를 부천으로 옮기면서 지역 실내 프로스포츠는 맥이 끊겼다. 이후 지금까지 실내스포츠의 대표주자인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단은 하나도 없다. 겨울철 프로스포츠의 불모지가 됐다.

또 하나는 배구 육성체계의 완성이다. 고사리 손으로 자신의 머리 보다 큰 배구공과 씨름하기 시작한 선수들의 최종 정착지는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전 배구단은 지역 배구선수들의 꿈이자 미래이며 전부다. 광주·전남에는 육성학교 19개팀에서 200여명의 배구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꿈을 키우고 오늘도 땀으로 젖은 유니폼을 입고 맹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희망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광주·전남지역은 240여개의 배구동호인팀에서 4천400여명이 활동하는 등 배구 인프라도 탄탄하다. 한전 배구단이 오게 되면 흥행몰이도 쉽다는 말이다.

특히 본보 주최로 올해 31회째를 맞는 ‘무등기 전국 어린이·어머니·교직원배구대회(4월27-28일)를 비롯해 생활체육 배구 동호인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마지막은 한전의 약속 이행이다. 한전은 본사가 이전할 때 한전배구단 이전을 합의했다.

한전의 지역상생과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에너지밸리를 구축해 지역의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고 한전공대 설립으로 세계적 에너지 관련 인재 육성 등이 대표적이다.

진정한 지역 상생은 지역민의 염원을 풀어주고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으로 부대끼고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습에서 공감대가 이뤄진다.

한전 배구단 연고지가 광주로 이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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