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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마다 펄펄'…김현수, 이틀 연속 '무력시위'

입력 2016.05.27. 13:48 댓글 0개

'타격기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으면 더 잘하라"며 김현수에 대해 확신을 보이지 못하던 벅 쇼월터 감독 앞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볼티모어는 27일(한국시간)까지 45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단 14경기에 출전했다. 그 중 선발 출전한 경기는 9경기에 불과하다.

김현수가 6할을 넘나드는 타율을 기록하는 등 '출루 본능'을 과시할 때에도 쇼월터 감독은 좀처럼 그에게 믿음을 주지 않았다.

쇼월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계약 조항에 포함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내세웠고, 쇼월터는 철저히 백업 선수로 분류했다.

하지만 기록을 보면 김현수는 힘겹게 얻은 기회마다 쇼월터 감독을 후회스럽게 만들고 있다.

14경기에 출전한 김현수의 타율은 0.444에 달한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모두 5할이 넘는다. 41번 타석에 들어서 16개의 안타를 쳤고, 볼넷은 5개나 골라냈다. 아직 홈런은 없지만 안타 16개 가운데 2루타가 3개다.

현지 언론들은 김현수의 외야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의 부진을 들이대며 김현수가 볼티모어의 리드오프를 꿰차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쇼월터 감독의 생각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김현수의 활약에 쇼월터 감독의 생각도 조금씩 바뀌는 듯 하다.

김현수는 지난 18일과 19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잇따라 대타로 출전한 이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벤치를 지켰다.

시즌은 길고 김현수에게 기회가 왔다. 쇼월터 감독은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김현수를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현수는 2루타 두 방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간 출루 능력을 자랑했다면 이날은 가지고 있던 장타 능력까지 아낌없이 선보였다.

결국 쇼월터 감독은 26일 경기를 마치고 김현수를 27일에도 선발 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김현수는 27일 휴스턴과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볼티모어가 친 안타는 5개 뿐이었고, 멀티히트를 때려낸 것은 김현수 뿐이었다.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를 날린 김현수는 팀이 1-4로 끌려가던 9회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김현수는 매니 마차도가 가운데 펜스를 직격하는 안타를 치자 쉼없이 홈으로 질주해 득점까지 올렸다.

2경기 동안 김현수는 다양한 구종에 대한 대처도 보여줬다.

전날 시속 88마일(약 142㎞)짜리 직구와 슬라이더를 노려쳐 2루타를 때려냈고, 커브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각각 시속 96마일(약 154㎞)와 98마일(약 158㎞)짜리 강속구를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의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는 타율 0.259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루율도 0.309에 불과하다.

세상에 간절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마다 간절함을 안고 나가 깊은 인상을 남기는 김현수가 쇼월터 감독의 마음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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