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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일단락…향후 수사는?
입력 2019.03.27. 00:01 댓글 0개달아난 공범들 신병 확보도 남은 과제로
사라진 5억원 행방 마지막 퍼즐도 맞춰야
【안양=뉴시스】 조성필 기자 = 경기 안양에서 발생한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은 경찰이 주범격 피의자인 김다운(34)씨를 검찰에 넘기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남겼다. 김씨의 추가범행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하고 공범인 중국동포 3명의 행적을 쫓아야 한다.
사라진 5억원 중 회수 되지 않은 일부도 찾아야 하는 만큼 수사가 완전히 매듭지어질 때까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추가범행 흔적…추가 입건 가능성
김씨는 지난달 25일 자신이 고용한 중국동포 3명과 안양 소재 이씨 부모 자택에 침입해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현금 5억원이 든 가방을 강탈했다.
김씨는 범행 뒤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들과 달리 수상한 행보를 보였다.
살해된 이씨 어머니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씨 동생에게 어머니 행세를 하며 접근했다.
카카오톡으로 '아빠친구 아들인 사업가를 만나봐라'라는 메시지를 보내 이를 믿은 이씨 동생과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이 같은 행각은 며칠 동안 지속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씨가 범행 당시 강탈한 돈 가방에서 차량 매매증서를 확인한 점을 미뤄 추가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했다.
차량 매매증서에는 이씨가 몰던 고가수입차 '부가티'의 매각 대금이 15억원이고 나머지 10억원이 이씨 동생 계좌로 들어간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털어놓고 사과하기 위해 이씨 동생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가 흥신소에 이씨 동생을 납치해달라고 의뢰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진술의 신빙성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범행을 은폐하려고 지어낸 거짓 진술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현재 흥신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를 통해 김씨가 이씨 동생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계획한 증거나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살인예비 혐의로 추가 입건할 계획이다.
◇공범인 중국동포 3명 신병 확보
김씨가 지난달 16일 인터넷을 통해 경호 목적으로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공범 3명은 마찬가지로 강도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의 경찰 조사에서 "공범들이 살인을 주도했다"는 식의 진술을 해왔다.
지난 2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유치장을 나서면서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범들은 이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범 중 한 명은 최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을 통해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우리가 하지 않았다. 돈 한 푼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억울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따라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이후 거주하던 방을 급히 빼고 항공권을 당일 예매해 출국한 점 등을 미뤄 사전에 도주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범행현장 분석결과, 이씨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기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제압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들 또한 살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 부모를 살해할 당시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었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공범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봐야 누가 실제 살인을 행하였는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에 이들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중국 공안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대로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국내로 송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미확보된 돈 회수 및 사용처 확인
수사 초기 행방이 묘연했던 5억원의 행방도 퍼즐이 대부분 맞춰졌다.
검거 당시 김씨는 "이씨 부모 집에 있던 5억원 중 대부분을 공범인 중국동포들이 가져갔다"고 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범 중 1명이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달아나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20만원만 빌려달라"고 한 사실 등을 미뤄 5억원 대부분을 김씨가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보한 금액은 5억원 가운데 2억5070만원으로 전해진다. 지난 17일 수원의 한 편의점에서 피의자 검거 당시 김씨가 소지하고 있던 1800만원, 그리고 김씨 어머니가 반납한 2억3500만원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김씨 가족이 강탈한 돈 중 1억7942만원을 변호인 선임비. 추가범행 모의 및 밀항 준비, 창고 임대 비용,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나머지 7000여만원의 행방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경찰은 김씨가 대부분 사용하거나 숨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5억원이 든 가방 외 수표와 현금이 더 있었을 것"이라는 이씨 동생의 진술을 토대로 김씨가 당초 강탈한 금액이 5억원 이상이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gatoz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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