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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미세먼지 특별기구 만들고 책임 전가하는 일 없어야"

입력 2019.03.26. 17:16 수정 2019.03.26. 17:22 댓글 0개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 전쟁 임해야 할 것"
"정치권,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하면 실패할 것"
"미세먼지 문제,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어"
"에너지 포함한 미세먼지 저감방법 논의할 것"
"중국 등 협력과 공동대응이 매우 중요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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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남북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03.2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특별기구 하나 만들어 놓고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정부 유관 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를 부처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부처의 여타 정책적 과제를 여기에 맞추는 등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 기구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 전 총장은 "산업계와 사회의 다양한 이익집단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산업계나 이익집단이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나야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문제는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과 공동대응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다행히 제가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기후 관련 협약과 관련된 경험을 쌓았고, 다수의 국제 지도자들과 교분도 쌓았다. 이러한 점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곧 범국가 기구 실무추진단이 구성될 것"이라며 "실무추진단의 활동을 독려해 조속한 시일 내에 범국가 기구가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공론화 돼 대통령이 결정했으니,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잘 한 결정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03.26. photocdj@newsis.com

반 전 총장은 그러면서 "미세먼지 발생원 중 에너지원도 무시 못 한다"며 "에너지를 포함해서 미세먼지 저감 방법 논의 과정을 협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지만 예단은 안 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는데, 중요한 계기로 생각한다"며 "상호 협력하는 방향으로 하자, 책임 공방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더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떳떳하게 뭐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서는 "망설임도 없지 않았고, 많은 분들이 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며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왜 떠맡느냐는 것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에) 해외에 나가서는 지속가능개발을 해야 된다, 기후변화행동을 해야 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해 달라는 요청을 어떤 이유로든 회피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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