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독립 열망의 횃불, 광주서 함성과 타오르다

입력 2019.03.25. 18:25 수정 2019.04.05. 06:07 댓글 0개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현장 가보니
수피아여고 학생 등 3천명 운집
만세운동길 따라 “대한독립만세”
“선조들 덕분에 조국 자랑스러워”
25일 오후 3시 남구 수피아여고 등 광주시내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행사가 진행됐다. 사진은 만세를 외치는 수피아여고 학생들

“100년 전 그날, 이곳에서 독립만세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광주가 우리나라 독립에 큰 족적을 남긴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돼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광주지방보훈청이 주최하고 광주3·1만세운동 재현행사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가 25일 광주 남구 수피아여중·고와 동구 5·18민주광장 등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 남구 수피아여고 운동장은 100년 전 3·1운동 당시의 풍경으로 물들었다. 넘실대는 태극기 물결 사이로 횃불이 타오르자 곳곳에서 “대한 독립 만세”가 터져 나왔다. 장내를 휘감은 수백의 함성과 함께 타오르는 횃불이 행진을 시작했다.

25일 오후 3시 남구 수피아여고 등 광주시내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지난 1일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내달 11일까지 42일 동안 2천19명의 주자가 전국 22개 지역에서 횃불을 봉송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13번째로 목포에서 진행됐고, 광주는 14번째였다. 이날 112명의 횃불 봉송자를 비롯해 수피아여중·고 학생 등 3천여 명의 광주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광주3·1만세운동의 불씨를 당긴 전 수피아여학교 교사 박애순씨 등을 기리는 기념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이용섭 광주시장 등 단체장들이 잇따라 독립선언서가 다시 읊었고, 생존 애국지사 노동훈씨의 주도로 만세삼창이 이어졌다.

개막식 후 참석자들은 횃불을 들고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수피아여고 학생들은 횃불을 따라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하면서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석별의 정)의 곡조에 광복군과 의병들이 가사를 덧입힌 옛 애국가를 열창했다. 행진에 참여한 유현정(17·수피아여고)양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모교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학교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피아여고를 출발한 횃불 행진은 부동교로 향했다. 부동교는 1919년 광주3·1만세운동 당시 1천500여명이 모여 만세를 부른 곳이기도 하다.

25일 오후 3시 남구 수피아여고 등 광주시내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행사가 진행됐다.

행렬은 과거 만세운동 당시 지나온 아리랑고개에서 만세 삼창을 이어갔다. 이 곳에서 염동남(74·여)씨는 “거리에서 모두 함께 만세를 외칠 수 있는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경로당에서 친구들을 모아 나왔다”며 “선조들이 지킨 이 땅에서 만세를 외칠 수 있다는 지금이 순간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행렬이 부동교 도착하자 수피아여고 학생들은 60m 대형 태극기로 부동교 위를 장식한 후 반주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며 춤을 추는 플래시몹을 연출했다.

이후 행렬은 5·18민주광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광복의 역사를 재해석한 마당극 ‘술래소리’ 공연과 광주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희망의 연날리기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횃불 봉송 주자로 참여한 양림교회 김승윤 장로는 “만세운동을 통해 조국의 독립이 이뤄졌고, 이를 후손들이 기리는 행사에 참여해 영광스럽다”며 “독립을 열망한 선조들의 노력 덕택에 이 땅위에 서있는 지금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봉송 주자 김준혁(16·장흥관산중)군은 “한국사 과목이 외면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과목의 중요성과 역사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참여했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학생들의 역사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횃불은 15번째 행선지인 전북 전주로 향한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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