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승츠비 추락과 인생삼락

입력 2019.03.21. 17:16 수정 2019.03.21. 17:25 댓글 0개

공자는 인생에 세가지 즐거움을 이야기 했다. 첫번째가 배우고 공부하는 즐거움이요, 두번째가 좋은 친구를 사귀는 즐거움이다. 세 번째 즐거움은 남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자기 본분을 다하는 데 있다고 했다.

‘버닝 썬 사건’에 나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출신 아이돌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그 논란의 중심이다. 스믈 아홉살 청년 승리는 빅뱅이라는 세계적 그룹의 멤버에다 서울 강남의 대형 클럽을 경영했으니 초년 성공이 대단하다. 젊은 나이에 공자 인생 3락을 다 가졌다고 할 만 하다.

춤과 노래를 열심히 배우고 닦아 엔터테인멘트로 즐겁고, 단톡방엔 친한 친구가 즐비한데다 수많은 팬까지 있었으니 복받은 인생이다. 한때 팬들은 그의 출중한 재능을 알아주고 환호했다. 특별한 재능에도 말년까지 알아주는 이가 없어 떠돌았던 공자와 비교된다. 승리는 수많은 사람이 그의 재주를 알아주기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는 인생이다. 그런 승리를 사람들은 ‘승츠비’라 일컬었다. 승리와 미국 소설의 주인공 ‘위대한 개츠비’를 합성해 ‘승츠비’라 불렀다.

그런 한국판 승츠비가 추락하고 있다. 팬들의 환호는 간데 없고 그를 둘러싼 의혹은 끝이 없다. 극적인 인생 반전이다.

오늘날 연예 권력은 다른 어떤 권력보다 강하다. 연예 권력자인 승리를 통해 한몫 챙기려는 온갖 인간군상이 모여든 곳이 버닝 썬이다. 그곳은 ‘승리 왕국’이었다. 승리 추앙자들이 부나방처럼 몰려들었다.

최근 승리는 “진심을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승츠비가 진심을 말해도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후회 막급이겠지만 자신이 뿌린 씨앗이다. 여성들에게 준 상처만 해도 돌이킬수 없다.

승츠비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어도 누구 하나 위로 해주는 이 없다. 끝내는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 그많던 승츠비 추종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신기루 같은 인기가 사라진 뒤 승츠비에게 남은 것은 거의 없다.

지금이라도 승리는 인간 속성을 알았으면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 한들 사람만 추해진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참으로 군자답다” 는 공자님의 말씀을 이제 알겠는가. 초년 성공의 비극이다. 나윤수 칼럼니스트 nys8044@hanmail.net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