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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노리던 무학·보해, 잇단 영업적자···텃밭서 위기

입력 2019.03.21. 06:30 수정 2019.03.21. 06:32 댓글 0개
보해 "전국시장, 지금은 버거운 부분 있다"
무학 "수도권 진출, 철회·중단 계획은 없다"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무학이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의 광고모델로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에 이어 추가로 선정한 인기 아이돌 그룹 '구구단'의 김세정.2019.01.21.(사진=무학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그동안 수도권 진출을 타진하면서 영역 넓히기를 시도했던 지방 소주회사들이 지난해 악화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대표 소주회사인 무학과 광주·전남 대표 소주회사인 보해양조가 오히려 텃밭에서 밀리면서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경남지역 기반의 무학은 지난해 매출액 1937억원을 기록해 전년(2505억원)보다 22.7%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도 287억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1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무학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0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마찬가지로 광주·전남지역 기반 주류업체인 보해양조 역시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20억원을 기록해 전년(996억원) 보다 17.6% 감소했다. 전년도에 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11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에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이처럼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둔 배경은 이들 업체가 수도권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데 눈을 돌리면서 오히려 전통적인 텃밭을 내준 탓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6.9도짜리 '좋은데이'로 마케팅에 성과를 거둔 무학의 경우 2014년 서울 수도권영업본부를 신설하고 경기 용인과 일산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최근 수년간 수도권 공략에 매진했다. 수도권 영업인력 확충에도 공을 들였다.

이미 '매취순', '복분자주' 등을 통해 가능성을 엿본 보해 역시 대표 제품인 '잎새주'를 비롯해 '아홉시반'과 '부라더' 시리즈 등을 선보이면서 수도권 진출에 노력했다.

그러나 무학과 보해가 오히려 안방이었던 부산·경남과 광주·전남에서 점유율을 뺏기면서 이 같은 실적 악화를 가져오게 됐다는 것이다.

무학의 경우 그동안 부산에서는 70% 정도까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경쟁사인 대선주조에게 절반가량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역에서도 창원 등을 중심으로 '참이슬'을 앞세운 하이트진로에게 일부 시장을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보해 역시 광주·전남에서 80%까지 차지하던 점유율을 하이트진로에 상당부분 내주면서 지금은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이들 업체가 수도권 공략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는 동안 본거지를 내주면서 실적 악화를 겪게 됐다는 것이다. 매출 감소의 상당부분을 판매관리비용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무학 관계자는 "매출 감소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매출은 감소하고 판관비는 비슷하거나 늘면서 매출 감소분이 그대로 영업손실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부산·경남 지역에서 하이트진로의 영향도 크게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해 관계자는 "여러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소주 매출이 줄었기 때문에 적자가 난 것으로 본다"며 "하이트진로에 점유율이 많이 밀렸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해 이들 업체들도 당분간 안방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무학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을 철회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면서도 "반등하지 못하면 어려워질 수 있는 시기인만큼 최근 나온 신제품 '딱 좋은데이'로 반등하는 데 초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해 관계자도 "전국시장은 항상 바라봐야 할 시장이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버거운 부분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기존 시장을 더 신경써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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