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덴마크 女의원 "국회에 아기 데려오지 말란 경고 받아"

입력 2019.03.20. 10:44 댓글 0개
전 국회의장, 아기 데려온 의원에 '회의장 나가라' 경고
【뉴욕=AP/뉴시스】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3개월 된 아기를 데려온 저신다 아던(오른쪽) 뉴질랜드 총리의 모습.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집권 보수당 소속의 메테 아빌고르(30)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회의장으로부터 '국회의 회의장은 아기와 함께 있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성평등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의 국회에서 벌어진 일에 누리꾼들의 공분도 이어지고 있다. 2019.03.20.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성평등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의 국회에서 아기를 데려온 여성의원에 경고가 날아왔다. 국회는 아기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집권 보수당 소속의 메테 아빌고르(30)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회의장으로부터 '국회의 회의장은 아기와 함께 있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메시지를 보낸 것은 바로 우파 국민당의 피아 키아스고오(72) 전 국회의장이었다.

아빌고르 의원은 "동료들이 직장에 아기를 데려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때문에 5개월 된 아기를 데려오면서 특별한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어 "아기가 작은 소리라도 낼 경우 회의실에서 내보내겠다고 보좌진과 이야기 했다. 아기는 기분이 좋았고, 입에 고무 젖꼭지를 물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모습을 본 키아스고오 의원은 보좌진을 통해 회의장에서 아기를 내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빌고르 의원의 글은 게시된 뒤 몇 시간만에 1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국회는 엄마, 아빠, 아기를 대표하는 방이다. 이 곳은 엄마, 아빠, 아기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고 말해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논란이 되자 키아스고오 의원은 "회의장은 아기나 어린이가 아닌 의원들을 위한 곳"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아기가 회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긴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18주의 의무 휴직 기간에 더해 부부가 나눠서 쓸 수 있는 32주의 육아휴직 기간이 주어진다.

아빌고르 의원은 "민주주의에 봉사하기 위해 보다 빠르게 업무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아기를 국회에 데려온 정치인은 아빌고르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작년 유엔총회에 3개월 된 아기를 데려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의 카리나 굴드 민주제도 장관은 작년 의회 질의응답 중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호주의 한 지방 의회에서도 회의 장 내에서 모유 수유를 허가하는 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 법은 그러나 젖병 수유를 제외한 모유 수유만을 허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sou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