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두환 물러가라’ 초등학교, 알고보니 故 이한열 모교

입력 2019.03.18. 13:33 수정 2019.03.18. 18:49 댓글 4개
광주법원 출석하는 전씨 향해 쓴소리
작곡가 김형석씨도 이 학교 출신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들어서자 인근초등학교 학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2019.03.11. photo@newsis.com 

전두환씨가 형사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날, 전씨를 향해 "물러가라”고 외친 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가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이한열 열사의 모교라는 사실이 다시금 화제다. 2017년 개봉한 영화 ‘1987’에서는 배우 강동원씨가 이 열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보수단체회원이라고 밝힌 10여명은 지난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학생들을 정치도구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법원으로 출석하는 전씨의 차량을 향해 이 학교 학생들이 "전두환 물러가라",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외쳤다는 이유로 규탄 집회를 연 것. 이들은 학생들의 외침이 외부 지시에 의한 행동이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학생들의 야유를 '일탈'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 자신들을 향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자신들도 학부형 신분이라고 강조하며 "아이들은 그 어떤 집단의 전위세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법원 후문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동산초 학생들은 지난 11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전씨의 출두 모습을 지켜보다 사죄 요구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러 시민과 기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 학교는 고 이한열 열사의 모교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신군부의 독재 타도를 외치던 중 전경이 쏜 최루탄에 맞았고,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그해 7월 5일. 22살의 나이에 사망했다.

특히 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부축받는 사진은 당시 로이터 사진기자에게 찍혀 중앙일보, 뉴욕타임스 1면 머릿기사에 실렸다.

이 사건은 6월 항쟁과 6·29 선언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에는 영화 '1987'로 제작되기도 했다.

국내 최고 히트 작곡가 김형석씨도 이 학교 출신이다. 김씨는 자신의 SNS에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보수단체를 향해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다"고 꼬집으며 "모교 후배님들 고맙고 미안합니다"라고 남겼다.

통합뉴스룸=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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