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21일엔 전일빌딩·27일엔 양림동에 무차별 발포"

입력 2019.03.15. 11:26 수정 2019.03.15. 22:25 댓글 5개
5·18 당시 전 주한미군 정보요원 김용장씨
jtbc 뉴스룸과 단독 인터뷰 파장
"1980년5월21일, 전두환 광주에 있었다"
jtbc 화면 캡쳐

1980년5월21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광주에 머물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간 줄 곧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간 사실 없다"던 전두환씨의 주장과 대치되는 증언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주한미군 방첩 정보요원으로 일했다는 김용장씨는 14일 jtbc 뉴스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씨는 이날 jtbc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광주행쟁 기간동안 일어난 모든 보고를 입수해 주한미군에 전달했다. 전두환씨가 그 당시 5월 21일 낮. 그러니까 한 점심시간쯤에 헬기를 타고 광주에 왔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미 거기(광주)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던 정호용 특전사령관, 505보안부대장 이재우 대령 그리고 또 1명과 전투비행단장실에서 만나 회의를 했고 거기서 하달된 사살명령이 있었다고 (주한미군에)에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왜 그러냐 하면 전두환씨가 헬기로 서울로 돌아간 이후에 바로 광주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 사살행위가 이루어졌다. 그런 걸로 봐서 거기서 전달이 됐다고 이렇게 믿고 있다"며 확신의 근거를 설명하기도 했다.

jtbc 화면 캡쳐

'(정보 사실 여부)확인 가능하느냐'는 질문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전두환이 회의를 했던 전투비행단장실과 1km 떨어진 사무실에 있었으며, 전두환을 목격한 현장 우리 요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나에게 연락을 해 온 요원 역시 아직 생존해 있다"고 했다.

또 김씨는 "어떤 헬기든 모든 운행을 기록하는 'Flight Plan'라는 비행계획서에 남는다. 그걸 따져보면 바로 나온다"고 확신했다.

김용장씨는 헬기사격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 21일 낮 광주 중심지 전일빌딩 주변에다 사격을 했고, 27일 광주천 상류 양림동에도 (헬기사격을) 했다. 그때 사용했던 헬기 기종은 UH-1H라고 해서 M60 기관총이다. 이 역시 당시 내가 한 보고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보고는 백악관과 CIA에도 전달된다고 했다.

그는 "내가 보고서를 내면 우리 본부가 'INSCOM'이라고 정보보안사령부에, 이 사령부에서는 또 미 국방본부에 보낸다. 일부는 CIA, 일부는 백악관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보수단체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김씨는 "당시 미 군사첩보 위성이 광주 상공을 2~3시간 간격으로 선회했다. 지만원씨가 주장하고 있는 600명 북한 특수군이 잠입했다는 사실은 창작적인 소설에나 나오는 얘기지 가능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김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jtbc 손석희 사장은 방송을 통해 "김용장 씨의 증언대로 전두환이 실제로 그날 광주에 내려왔다면, 발포명령자로 연결될 수 있어 파장이 일 전망"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신빙성 있는 증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팀 셔록이 공개한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 국방정보국 문서 이외에 1980년 당시 미군이 확보했던 광주 상황을 담은 문서를 지금이라도 확보해 공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라며 "지금이라도 전두환과 관련자들이 숨기고 있는 기도(企圖)를 조속히 파헤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두환 측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광주에 간 적이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 중이다. 당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으며 기록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5·18 당시 열흘간의 항쟁 기간 중 전씨의 행적이 21일 하루만 남아있는 점도 미스테리라는 지적도 많다.

만약 김용장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두환의 최근 광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상황이 되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통합뉴스룸=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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