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근로자 아름다운 퇴직을 위해서는 계약서가 중요하다

입력 2019.03.12. 15:21 수정 2019.03.12. 15:29 댓글 0개
문창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문)

우리나라 직장인 대다수는 한번쯤 퇴사를 꿈꾼다고 한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이놈의 직장 때려쳐!”를 달고 사는 사람도 많다. 호기롭게 퇴사를 결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한마디 던지고 참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근로자가 A씨가 홧김에 “퇴사 하겠다”고 했다가 진짜 퇴직처리 됐지만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근로자가 홧김에 한 말이 진의(참뜻)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홧김에 나온 말을 빌미로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이 경우 진의 즉,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회사 측이 알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근로자의 말은 민법 제107조의 비진의의사표시가 돼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A씨에게 해고 시부터 복직 때까지의 매달 540만 원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해야만 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근로자의 “그만 두겠다”는 말을 믿고 퇴사 처리했는데 1년 넘는 기간 동안 일도 안하면서 월급만 지급하게 되었으니 억울할 수밖에 없다.

A씨 경우처럼 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퇴사를 둘러싼 갈등을 많이 접하게 된다. 모두가 쿨하게 헤어지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회사 측에서 보면 근로자가 “먼저 그만 두겠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믿고 그동안의 월급과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생각했지만 “홧김에 내뱉은 말을 회사가 확대 했다”면서 “부당 해고나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근로자가 고발하면 밀린 임금에 이자까지 물어야 하니 영세업주 경우는 낭패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근로 계약의 시작과 끝을 명료하게 해야 한다. 즉 일을 시작한다는 계약과 끝낸다는 계약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 근로 계약 때 계약서를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근로 계약 종료 때도 일이 끝났다는 확인서 등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을 시작에서 끝낼까지를 명확히 서면으로 만들어놓아야 이른바 쿨 하게 헤어질 수 있다.

근로계약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작성한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근로자에게 교부한다. 그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서면으로 교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므로 근로 계약시 근로계약서를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의 퇴직 시 임금 및 퇴직금 등을 14일 또는 합의로 정한 기간 내에 지급을 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근로자와 의견을 조정하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해 고발당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하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므로 근로자로부터 고발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밀린 임금 및 퇴직금 등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합의한다면 형사처벌을 면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근로관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대부분 계약과 관련돼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계약 체결 당시에 계약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 종료 시에는 차후 발생할 상황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말이 있다. 법률 분쟁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분쟁은 시작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끝맺음을 잘못해서 발생한다. 끝맺음을 잘못하면 돈 잃고 사람까지 잃게 된다. 끝내는 소송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앞으로는 시작뿐만 아니라 끝맺음까지 잘해서 시간, 돈, 사람까지 잃은 일은 없어야겠다. 백 마디 말보다 계약서 하나가 효자 노릇 한다는 것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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