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김경란 교수의 ´자녀사랑 방법도 배워야합니다´

입력 2019.03.12. 08:06 댓글 0개
김경란의 교육칼럼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옛말에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90세의 부모님이 머리가 하얗게 희어진 70대의 딸,아들을 '아들 바보', '딸 바보'가 된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저 막연한 느낌으로만 알고있던 ‘아들바보’, ‘딸바보’가 되어버린 자녀에 대한 부모의 끝없는 사랑을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의 하버드대 연구팀은 뇌 부위 중 ‘뇌 시상하부의 전시각중추’가 부모의 행동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 대해 보여주는 '내리사랑'은 사람은 물론 일부 포유류에서도 관찰되는데 '부모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부모행동’을 보이는 포유류 중 하나인 쥐는 새끼를 낳으면 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끼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시간동안 새끼 쥐를 보듬어줍니다. 새끼 쥐를 보듬어주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른 쥐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적어집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 쥐에게서도 부모가 되기 전후의 행동 변화가 잘 관찰된다고 합니다. 교미 경험이 없는 수컷 쥐는 다른 새끼 쥐를 물어 죽이는 등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암컷과 교미한 수컷 쥐는 자신의 새끼가 태어날 때쯤 되면 공격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쥐의 ‘부모 행동’은 뇌 시상하부의 전시각중추(medial preoptic area)의 세포에서 '갈라닌'(galanin)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신경세포와 관련됩니다. 즉 수컷 쥐와 암컷 쥐 모두 뇌세포의 선천적인 기능으로 인해 노력하거나 학습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부모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식에 대한 ‘내리 사랑’은 인간만이 갖는 고유한 능력이 아닙니다. ‘부모행동’은 특정 포유류에게서도 나타나는 선천적인 능력 입니다. 

그렇다면 ‘부모행동’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일부 포유류 부모와 인간 부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일부 포유류의 ‘부모행동’은 오로지 ‘새끼’에게만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 부모의 ‘부모행동’은 자녀를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녀주변의 공동체로 확대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자녀의 수가 적어졌더라도 내 자녀에게만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는 ‘본능적인 내리 사랑’ 대신 자녀를 중심으로 확대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의자를 발로 힘껏 치는 소리를 낸다면 그 소리를 들은 주변 사람이 아이에게 “시끄러우니까 발은 바닥에 내려놓아야해“라고 말해준다면 말해주신 분께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리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어린아이를 보고 양보하는 어른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드리고 자녀에게도 인사드리라고 가르쳐주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소중한 내 아이에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태도가  진정으로 자녀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이처럼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본능이지만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배워야합니다.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옳게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거나 잘못한 행동을 무조건 너그럽게 눈감아주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함께 살아가기 위한 규칙을 지키기 어렵더라도 타인을 위해 지켜야한다는 것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당신의 자녀도 타인에게 배려 받을 수 있습니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