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광주여성 독립운동가 100년만의 외출

입력 2019.03.11. 18:37 수정 2019.03.11. 19:33 댓글 0개
조덕진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주필

# 1. 강화선.

# 2. 김덕순·박우말례·윤형숙·임진실·조옥희·최수향·하영자·박애순·진신애· 김안순.

# 3. 윤희순·곽낙원·남자현·박차정·정정화.

100여년만에 처음 불린 이름. 여성독립운동가, 그 중에서도 3·1 독립운동가들이다. 15세의 수피아여고생 강화선 선생이 3·1독립운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가을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 포상자로 선정됐다. 여성 독립유공자 중 최연소 기록이다. 그해 3월 광주에서도 대대적인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3월10일 숭일학교와 광주농업학교·수피아여학교 교사와 학생 주민 등 1500여명이 거리로 나섰다. 주동자로 지목된 김강·김철·홍순남 선생 등 가담자 대부분이 체포됐고 강 선생도 구금돼 대구 복심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 2. 역시 광주 3·1독립운동가 김덕순·박우말례 선생 등 10분은 100년만에야 지상에 재림했다.

국가기록원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최초로 독립운동가들이 구금됐던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를 분석,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찾아냈다.‘여성독립운동 자료집(3·1운동편)’. 180명에 달하는 여성독립운동가 중 3·1독립운동가는 33분에 달했고 그중 10분이 광주 여성들이었다.

한 분 한 분 이름이라도 불러보자. 김덕순(1901·전남 광주군·수피아여고생) 윤형숙(1900 〃) 최수향(1903〃)박우말례(1902·전남 순천군·수피아여고생) 임진실(1899·전남 제주도〃) 조옥희(1901·전남 곡성군 〃 ) 하영자(1903·전남 장성군〃) 박애순(1896·전남 목포부·수피아여고 교사) 진신애(1900·전남 광양군·〃) , 김안순(1900·전남 나주군 ·간호사) . 전설로나 민나던 지역 여성들의 활동이 100년이 지나서야 수형기록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것이다.

# 3. 이분들 역시 대중과의 공개적 만남은 처음이다. 지난 1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분 한분을 호명하면서다.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3·1운동 직후 압록강을 건너 서로군정서에 가입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의열단 활동가 박차정 열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경을 6차례나 넘나든 정정화 의사, 우리에게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건국의 어머니들도 있었습니다.” 건국의 어머니, 여성 독립운동가 등 그 어떤 형용으로도 모자라는 이들 여성독립운동가들은 그동안 학계나 여성계에서나 만날 수 있었을 뿐 일반 대중은 그 이름을 듣기도 어려웠다.

100년만의 만남, 헛되이 하지 말자.

‘숨겨진’ 활동가들을 이제 지상에서 일상으로 만나야한다.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박물관에 박제화된, 일상의 뒤편으로 내몰린 기억은 이들을 두번 배반하는 일이다. 100년전 신학문을 배우고자 광양에서 곡성에서, 저 멀리 제주에서 대처 광주로 유학온 어린 소녀들과 교사들은 저마다의 개인적 행복과 꿈을 과감히 사회의 꿈과 바꿨다. 그들도 꿈과 욕망과 가족 등 온갖 관계망을 지닌 한 사람들이었다. 일제 독립운동가 탄압의 상징인 서울 서대문형무소까지 끌려간 것도 억울한데 형무소 수형소 기록으로나 존재해왔다는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숱하게 전설처럼 사실을 흘려들었다. 100년이 지나서야 눈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 중심의 교육을 주창하는 광주시교육청의 다음 행보가 중요한 이유다. 광주시립예술단, 광주여성재단, 여성이 살기좋은 도시 광주시 함께 나가야한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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