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예타 발목잡혀 부진하다는 대통령 공약사업

입력 2019.03.05. 15:49 수정 2019.03.05. 16:02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국가적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는 국가재정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총사업비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에 투자 대비 경제성이 있느냐를 따져보자는 것으로 예산 투입의 효율성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겠다.

예산 규모가 큰 대규모 사업에 예타 조사는 당연하다. 그러나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본다면 소외된 지역의 발전을 꾀할 사회간접자본(SOC), R&D, 정보화 사업 등 재정투입 사업에 예타의 잣대를 지나치게 들이대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공약사업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전체 예산 대비 국비 확보율은 각각 3%와 1%대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특히 대통령 공약사업 전체 예산 대비 국비 확보율은 극히 미미하거나 상당수는 아예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지역 대통령 공약사업은 세부사업 기준으로 34개다. 대통령 임기 내인 2022년까지 투입될 사업비만 6조7천406억원에 달한다. 이중 예산이 필요치 않은 5·18정신 헌법적 가치 규범화 등 4개 사업을 제외하고 국비를 확보한 사업은 14개 2천216억여원(2018년 909억 ·2019년 1천307억)에 불과하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20여개 사업은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데다 확보한 예산도 전체 예산 대비 3.2% 수준이다.

전남도 역시 11개 공약 90개 사업 가운데 올해까지 44개 사업 2천710억원만 확보됐다. 전체 공약사업 예산이 21조4천26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산 확보율은 고작 1.26%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위원장 김두관)가 지난달 국회에서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토론회’를 열고 대통령 공약 등 주요정책 사업의 예타 면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럽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전남 서남해안관광도로 사업처럼 정례적으로 예타 면제를 실시하자는 취지다.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대통령 직속 국가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은 “지역산업의 구조전환과 혁신역량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데 현재의 예타 제도는 비수도권 지역에 매우 높은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의 언급처럼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사업들에 대한 재정부처(기재부) 중심의 1단계 의사결정시스템으로 투자평가의 효율성이 저평가되고 측정가능한 단기적 편익만 계상된다면 문제가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개발과 발전에 영향을 미칠 대통령공약사업들의 예타 적용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