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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잊혀진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들 재조명해야
입력 2019.02.27. 14:31 수정 2019.02.27. 15:58 댓글 0개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3·1운동의 의미와 정신은 각별하다. 100년전 우리 선조들은 강탈당한 국권과 국토를 되찾기 위해 처절한 대일 항쟁을 벌였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겨레가 뜻을 모아 죽음을 불사하는 항거의 정신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떨쳐 일어섰다.
그날의 만세 운동에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당시 수피아여자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던 윤형숙 열사와 박애순·진신애 교사 등이 앞장섰다. 윤 열사 등은 1919년 3월 10일의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 전날 일본 경찰의 삼엄한 감시망을 피해 학교 기숙사에서 하얀 옥양목 치마를 잘라 만든 태극기와 독립선언문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광주천을 따라 끝없이 이어졌던 만세 행렬은 아리랑을 부르며 만세 소리에 맞춰 일제히 태극기를 꺼내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선두에 섰던 윤 열사는 일본군 헌병대의 칼에 맞아 팔 하나가 잘리고도 태극기를 쥔 채 만세를 외쳤다. 윤 열사는 피체돼 투옥 중 고문 후유증으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데 이어 왼쪽 눈마저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 이후 평생을 독립운동과 민족운동에 헌신했던 윤 열사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문맹퇴치 활동을 벌이다 북한군의 총탄에 맞아 숨을 거뒀다. 광주제중원 간호사였던 김안순 역시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돼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4개월의 옥고를 치뤘다. 이후에도 표창이나 연금을 거부한 채 평생을 아픈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며 살았다.
지역의 적잖은 항일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다.
이경순 전남대 명예교수는 최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전남 항일독립운동속의 여성들’ 심포지엄에서 “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 실태조사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3·1운동과 11·3학생독립운동에 국한됐을 뿐 전체적으로 시도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지역 여성들도 남성들 못지않게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과 연구가 확대·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회는 여러 자료를 통해 알려진 여성 독립운동가의 다양한 활약에도 유공자로 선정되는 비율은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체 독립유공자 1만5천180명 중 여성은 357명으로 2.4%, 광주·전남 출신은 1천107명 중 41명(3.7%)에 불과하다고 한다.
조국의 독립과 해방에 헌신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등 무명의 지사들을 제대로 발굴해 그 숭고한 뜻을 길이 드높여야 한다. 지자체는 물론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일이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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