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여러분의 상가 권리금은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9.02.26. 17:03 수정 2019.02.26. 17:16 댓글 0개
이명기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최근 상가와 관련된 분쟁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인데, 주요 분쟁은 권리금 회수 문제에 집중 되어 있다. 실제 서울의 경우 지난해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권리금 조정건수가 전년도 77건의 두 배인 154건으로 집계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서울시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지난해 10월 개정되었음에도 여전하다.

개정과 관련해 가장 많이 논의 되었던 것은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기간 연장에 관한 것이었다. 개정 전의 5년이란 기간은 임차인이 투자금을 회수할 충분한 기간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정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개정된 법은 본래 5년이었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최장 10년으로 확대했다. 또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개정 전에는 임차인에게 부여된 권리금 회수 기간이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인으로서는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기간 내에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가 어려워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정법은 기존 3개월의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으로, 권리금 회수 기간 역시 6개월로 각각 확대되었음에도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은 여전히 증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왜냐하면 국회가 2015년 5월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규정을 신설하였지만, 임차인이 계약을 최장 갱신하여 더 이상 임대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규정에 의해 권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추가 규정을 두지 않았고 작년 10월의 개정된 법률에서도 보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법이 정하는 갱신기간을 모두 보장해주었다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위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게 됐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갱신기간을 모두 보장해주었다면 임차인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럼에도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위해 임차인이 데리고 온 사람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부당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임차인은 상가임대차법이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기회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적인 요건 하에서만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최대 갱신기간이 지난 임대차라고 해 명문화된 규정도 없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할 가능성이 제기 된다. 따라서 앞으로 많은 분쟁 발생을 예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하급심 법원들도 서로 상반된 판결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 대법원 판결은 없지만 추후 대법원이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은 기본적으로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한 법이다. 법률상 근거 없이 갱신요구권의 최장 행사기간규정을 들어 권리금회수청구를 못하게 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만약 최장갱신기간을 다한 임차인에 대해서 권리금회수청구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임차인은 어쩔 수 없이 권리금 회수를 위해 법이 보장하는 갱신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은 채 영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이는 법이 보장하는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사실상 무력화 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물론 개정법은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가능 기간을 10년으로 확대해 과거에 비해 영업가능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권리금은 투자한 시설비뿐만 아니라 고객관계, 영업노하우 등을 포함하므로 영업기간 동안 권리금이 증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권리금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갱신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상향 됐다고 해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어찌됐든 현시점에서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 할 수밖에 없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이해를 조화롭게 조정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는 이해 조정 규정을 좀 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인 모두를 만족 시킬 법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해 조정 규정이 애매모호 하다면 상가 권리금은 언제든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무조건 소송을 해서 이기라는 말과 같다. 상가 권리금문제! 우리사회 터지지 않은 폭탄이라면 지나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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