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문화도시 광주, 이대로 괜찮은가

입력 2019.02.25. 17:03 수정 2019.02.25. 17:10 댓글 0개
조덕진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주필

아름다운 호숫가 젊은 부부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심 공원에도, 골목 어귀에서도 유모차를 끄는 아빠들이 넘쳐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라면 유모차 끄는 남성의 모습이 일상이다. 커피라떼 한잔을 들고 유모차를 끄는 남성들은 ‘라떼파파’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라떼파파’는 스웨덴 여성정책을 상징하며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이 나라 남성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을 존중하는 페미스트들인가.

스웨덴은 거친 바이킹의 후예들이다. 이들도 근대이전에는 여성을 소유물 취급했다. 심하게 사람 대접 안했다는 말이다. 그럼 저 유모차 끄는 남성들은 어디에서 온 어떤 종족인가.

스웨덴의 다양한 육아정책이 만들어낸 신인류다. 이 나라는 출산이나 육아를 여성이나 개인이 아니라 국가, 사회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발굴된 다양한 정책들이 라떼파파라는 신인류를 등장한 것이다.

제도가 바꾼, 혹은 만들어낸 문화라고 할까.

‘사회(국민) 수준이 그 사회를 만든다’는 결정론에 반대하는 논거로 스웨덴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제도와 정책이 사회(사람)를 바꾸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부연이 길어졌다.

앞서 이야기는 사회를 인식하는 방식이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가, 정책과 제도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등등 다양한 논제를 제공한다.

광주문화재단이 새해정책을 이같은 관점에서 들여다보자.

결론부터 전하자면 재단 올 사업에 대한 지역 문화계의 인식은 냉엄하다.

지역 예술을 육성하고 지원해야할 기관이 외려 문화생태계를 옥죄왔는데 달라질 기미가 안보인다는 지적이다. 광주프린지 페스티벌 등 지역 예술축제의 재단 운영에 대한 비판이다. 대형 예술행사를 재단이 직접 운영하면서 예술인들을 줄세우기해 지역 문화계를 멍들게한다는 지적이다.

재단의 인식이 위험하다. ‘규모있는 행사를 운영할 만한 역량이 부족해 재단이 직접 할 수 밖에 없고, 절차상 민간 위탁이 불가능하다’.

지역 예술인들 역량이 부족하니 재단이 계속 예술인들을 채용(? 심지어 재단은 이들 축제 행사에 참여한 스텝의 숫자를 일자리 숫자로 홍보하고 있다)해서 진행할 것인가. 악화일로의 길, 망가지는 ‘문화생태계’는 어찌할 것인가.

앞서 스웨덴 육아정책으로 돌아가보자.

스웨덴이 세계 최고 출산국이 된데는 제도와 정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심은 이 제도와 정책의 연원이 어디냐,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나 하는 점이다. 많은 나라들이 제도자체의 기법에 신경쓸대 이들 유럽국가들은 ‘근본’에서 제도와 정책을 만들었다.

출산이나 육아를 ‘여성’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 문제로 접근했다.

자 ‘창의적 예술인들이 넘쳐나는, 이들이 살만한, 살고 싶은 도시’로 가기위해 광주가 지금 바꿔야할 시선은 어디쯤일까.

예술인 역량 강화도 재단의 주요한 책무중 하나다. 지역 문화행사를 지역 예술인들의 손으로 이끌게 해야한다. 행정절차가 문제라면 절차를 바꾸면 될 일이고 역량이 부족하다면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 될 일이다.

순서와 과정을 바꾸면 될 일이다.

하여 광주에서라면, 광주는 예술인들이 살만한 도시, 살고 싶어하는 도시, 시민 누구나가 예술가요 기획자이며 소비자인 도시. 그곳으로 가는 길이라면 지금이라도 인식과 태도를 바꿔보자. 하여 몇 년 후, 한국의 다른 도시가 부러워하는 예술도시로, 전국의 세계의 예술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들어보자.

이제 공은 광주시로 넘어갔다. 시가 답할 차례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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