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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당, 3년만에 공수 바꿔 '블랙리스트' 공방

입력 2019.02.23. 08:30 댓글 0개
朴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논란 때 文 "부끄럽고 미련한 짓"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에 野 "내첵남불, 3년전 리플레이"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2018.11.09.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두고 3년 만에 공수(攻守) 교대를 했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로 공세를 취했다면, 정권교체 이후에는 한국당이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두고 맹공을 퍼붓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검찰이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받은 정황을 확보하자 '신적폐', '내첵남불'(내가 체크하면 합법,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로 규정하고 윗선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 수사관이 주장한 타 부처 블랙리스트 의혹도 규명도 요구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는 환경부가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를 압박하고자 표적 감사 등을 벌였다는 것이 골자다.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검찰 소환조사에서 사퇴 압력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은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환경부 보고를 받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통상 업무의 일환인 체크리스트'라고 맞서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330개 기관 블랙리스트는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며 피우진 보훈처장부터 시작해 법무부 산하에 이르기 까지 여러 가지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수사 결과는 깜깜이다. 제대로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2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유분수지, 이런 황당한 궤변이 어디 있느냐"며 "촛불정권 노래를 부르면서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촛불을 들었던 것 같은데 전부 뒤로 가고 없다"고 힐난했다.

옛 여권이었던 바른미래당도 공세에 동참하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21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의 반응을 보면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대응 방식과 너무 닮았다"며 "마치 3년 전 청와대와 여당 모습을 리플레이해 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로 직권남용 때문에 유죄를 받은 사람들도 자신들은 체크리스트였다고 무죄를 주장하기는 매일반일 것"이라며 "청와대는 겸허한 마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0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 선고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05. bjko@newsis.com

반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적극 방어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환경부 일부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는 적법한 감독권 행사"라며 산하 공공기관 관리·감독 차원에서 작성된 각종 문서는 통상 업무의 일환으로 진행해 온 체크리스트"라고 해명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확대간부회에서 "신임 장관이 산하기관 임원 평가와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적법한 인사와 관련된 감독권 행사"라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임면권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장에 대해 해당 부처와 청와대가 협의를 진행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 업무"라고 주장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정권에 적대적인 문화체육계 인사에 대해 정부 지원을 중단·배제한 사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가 논란이 되자 "부끄럽고 미련한 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우리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구성하는 주요 범죄 중 하나인 블랙리스트 작성·관리·활용 등은 이미 법적 단죄가 내려진 명약관화한 사안"이라며 "이를 정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공정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작성된 문건에 적용하는 것은 억지, 생떼"라고 반박했다.

앞서 조 전 장관 등은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본 적도 없고, 작성한 적도 없다'고 하는 등 적극 부인했지만 정부 지원 배제를 지시한 혐의가 드러나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됐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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