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앵글에 담긴 전통문화의 의미 찾는다
입력 2019.02.22. 14:29 수정 2019.02.22. 14:34 댓글 0개오는 3월 2일부터 시립사진전시관, 60여점 선봬
3월 29일 작가와의 대화도
지역의 민속과 설화 등 전통문화를 사진으로 담아 유·무형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사진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3월 2일부터 5월 26일까지 ‘오상조-설화의 풍경’전을 개최한다.
오는 3월 29일 오후 3시에는 작가가 함께 참여해 작가와의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외길을 걸으면서 사진교육과 지역 사진예술 발전에 헌신해온 사진가 오상조의 작업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특히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올해, 오상조 작가가 펼쳐 놓은 향토 풍경 속에서 우리 땅에 녹아 있는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더듬어보고, 삶의 역사가 퇴적된 묵묵한 흔적도 새롭게 느끼는 기회를 갖는다면 전시의 의미가 배가될 것이다.
오 작가는 지난 1981년 ‘오상조 사진연구소 개관기념전’을 시작으로 전시와 사진집 출간을 40여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사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0년대, 그는 전주대학교 박물관의 요청으로 1983년과 1984년 2년간에 걸쳐 전북 지역에 산재해있는 문화재를 촬영했으며, 그 작업을 계기로 우리 문화유산에 관심을 더욱 갖고 문화재 기록사진 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 1984년 광주대 부임으로 광주에 근거지가 마련되면서 남도지역을 가까이서 만나게 된 것을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 40여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동안,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의 연원은 삶의 문제이고, 사람을 살리는 땅과 직결되고 있음을 깨달았고, 관심으로 시작된 전통문화의 기록 작업은 세월이 흐를수록 책임과 확신으로 자리 잡았다.
그 작업관은 학생들 교육에도 반영됐고, 1997년부터 광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학생들과 함께 지역별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고 사진집으로 출간하는 프로젝트도 다년간 진행했다. 어색한 개발이나 인위적 조성으로 역사의 땅이 묻혀가는 요즈음, 고단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민족 정서의 뿌리를 찾고자 집념으로 일관해온 사진가 오상조의 다큐멘터리 작업이 유난히 빛나 보인다.
이번 전시 구성은 오상조 작업의 중요한 주제로 대별되는 ‘운주사’, ‘당산나무’, ‘남도 사람들’ 시리즈로 압축하고, 각 시리즈의 대표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남도 사람들’ 시리즈 작품은 사진집으로는 출판했지만 전시장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작가는 사진의 가장 큰 본질을 기록성이라고 강조하며, 사람들이 촬영할 당시는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도 훗날에는 그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역사성이 있다고 말한다. 또 이 역사성이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예측해 올바른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사진의 힘이라고 역설한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광주·전남 최초인 광주대 사진학과 창설(1994)을 주도하고, 30여년 사진교육을 통한 후학양성으로 광주·전남사진계 발전에 기여해 온 오상조 작가를 이번에 초대·전시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가 광주지역 사진작가들의 활동을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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