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의 관심과 열기를 똑같이 국회로 돌려 보자

입력 2019.02.19. 12:03 수정 2019.02.19. 12:57 댓글 0개
김종귀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송훈)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청와대 게사판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그것 자체로도 축복이다. 오랜 군부독재하에서 의사표현의 자유를 억압받아 온 아픈 역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참가자 수가 20만이 넘으면 책임 있는 사람의 답변까지도 들을 수 있으니 세금 꼬박꼬박 내고 거기에다 군대 가서 고생고생 한 일반 국민에게 ‘나도 나라의 주인이다’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일이다.

직접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의 총아로 예찬하기도 한다. 윤창호법이 제정되고 엘리트체육의 어두운 면을 바로잡는 계기가 된 조재범 코치 폭력사건 등이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의 힘을 보여준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민청원’ 형식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그렇다고 밝은 면만 있는 것일까. 우선 가장 힘센 조직인 청와대의 결단으로 얽힌 실타래를 일거에 풀어 헤치고자 하는 조급함이 묻어난다.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원수이지 왕조국가 왕이 아니다. 임기가 정해진 민선의 지도자에게 왕조국가 왕처럼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해 달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정부조직법, 국회법, 법원조직법 등 각종 법률에서 대통령 아닌 공무원에게도 권한과 책임을 맡겨 두고 있다.

윤창호법은 청와대청원보다는 국회가 먼저 나서야 했다. 현행법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에 비해 처벌수위가 낮다면 국회가 법을 만들어 법을 조정하는 길이 우선이다.

윤창호사건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많은 사안은 대통령의 소관사항이라기 보다 국회의 권한과 책임인 사안이 많았다.

헌법이 서열상 최고규범이긴 하지만 헌법은 추상적이어서 이를 구체화하는 법률이 국민 일상생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국회나 국회의원보다는 대통령에게 기대려고 한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기는 하다.

대통령에게 보이는 희망과 실망의 절반만이라도 국회의원에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에게는 권한에 비해 관심이 과도한 반면 국회의원에게는 권한에 비해 관심이 지나치게 적다. 청원을 규율하는 법률로 ‘청원법’이라는 법률이 있다. 기존의 청원법이 높아진 국민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국회에서 청원법개정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 청와대게시판도 새로운 변화를 고민 할 때가 됐다. 왕조시대 청원식 문제해결 방식보다는 국가운영시스템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을 잘 대변해줄 수 있는 국회의원을 국회에 많이 보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 시민들은 집이나 상가 소유자가 올려 달라는 월세를 제때에 마련할 수 있을지, 임금이나 퇴직금을 잘 받을 수 있을지가 윤창호법이나 조재범 코치 폭력문제보다 관심이 더 크다.

청와대게시판을 통한 해결도 좋지만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내게 맞는 법률을 제대로 만드는 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임대차보호법, 근로기준법 등 우리의 실생활과 긴밀히 연결된 법률이 어떠한 내용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선출한 국회의원이 이들 법률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쯤 따져봐야 한다.

자신의 소득에 비해 월세가 지나치게 많음에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은 국회의원이 있다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내가 납부한 세금으로 국회의원 세비를 지급하고 내가 군대 가서 고생해서 지킨 내나라 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국민게시판으로 상징되는 대통령에게 보이는 관심, 희망, 실망을 나누어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어떤 활동을 하는 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때 우리 정치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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