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생산자는 소득 보장,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 선택˝

입력 2019.02.18. 09:55 수정 2019.02.18. 10:01 댓글 0개
[광주·전남 상생해법을 찾자]
⑥ 도농상생 성공모델 순천로컬푸드(주)
전국 최초 '시·생산자·소비자·주주' 함께 만든 회사
일반소매가 70~80% 안전농산물 제공… 윈윈 구조
내년 3호점 개점 예정 "3~4년내 300억 매출 목표"
여미락

도시와 농촌이 함께 더불어 잘 살수 있는 '상생'이라하면 어려운 농촌에는 소득 증대의 기회를, 도시민들에게는 농촌에서 생산되는 안전하고 싱싱한 먹거리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선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로컬 푸드'다. 말그대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식품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개념인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과 다단계 유통을 거치지 않는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생산자인 중소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도농상생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전남에서 현재 23곳의 로컬푸드직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순천로컬푸드㈜로 순천시와 농민, 시민이 함께 상생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순천로컬푸드 2호점인 '조례호수점' 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순천로컬푸드 제공

 ◆직거래로 '저렴·안전' 먹거리 유통 

 이곳 순천로컬푸드㈜는 기존 로컬푸드직매장과 달리 민관공동협력사업으로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2013년 시민단체가 주체가 돼 순천의 각 읍면을 돌며 '시민공감 로컬푸드 정책'을 만들기 위해 '로컬푸드 천리장정'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2년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기관인 시와 생산자인 농민, 소비자인 시민 등 1천89명이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50만원까지 출자금을 낸 주주로 참여해 지난 2015년 순천로컬푸드를 창립, 순천만국가정원 동문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전남의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인 '순천의 농산물을 시민들이 애용해 지역 농민도 살리고 시민들의 건강한 밥상을 지키자'는 목표로 출발하게 된 순천로컬푸드는 출범 2년만인 지난해 조례동에 2호점을 개설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설립 첫해 16억4천만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39억여원, 지난해 70억여원 등 매년 두배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등 순천로컬푸드가 시민들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 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800여 농가가 생산자로 등록돼 있는 순천로컬푸드는 농산물 안전관리가 철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장 매대에 제품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제초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해서는 안되며 잔류농약안전 기준을 지켜야 한다. 

또 매달 농산물은 320종의 잔류농약검사를, 수산물은 중금속 4종 조사를, 축산물은 항생제와 살충제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GMO(유전자조작)농축산물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가공품들도 Non-GMO 물엿을 비롯해 국내산 원료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명 조미료와 같은 화학첨가물은 일체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같은 안전관리는 시민들에게 믿고 살 수 있는 농산물이라는 믿음을 줬고 '로컬푸드'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 

또 로컬푸드를 이용한 레스토랑 '여미락'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면서 로컬푸드들을 활용한 음식과 음료들을 판매하며 지역 농가들에게 또다른 소득창출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같은 노력들은 지난해 농림식품부로부터 '우수농물 직거래 사업장'인증을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농식품 우수사업장으로 인정받은 순천로컬푸드는 엄격한 농산물 안전관리와 카페, 레스토랑 등 지속가능한 직거래 공간과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호점

◆참여 농민 스스로 품질↑ 선순환 구조도 

순천로컬푸드의 또다른 장점은 농민들 스스로 농산물의 품질을 높여가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참여농가들이 스스로 '자조회'를 결성하고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를 나누면서 품질 관리에 스스로 나서고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품질검사에서 자조회 결성 이후 기준치 이상 농약이 검출된 적이 단 한차례도 없을 정도로 농민들 스스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 만들기에 나섰다. 

거기에 기존 7단계에 달했던 복잡한 유통구조와 유통비 등으로 인해 실상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적었지만 이곳에서는 자신들이 책정한 판매액 중 수수료 10%를 제외한 90%를 소득으로 얻게 되면서 중소농들에게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만들어줬다.

대량재배가 아닌 소규모 재배 농가들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 매일 이곳을 찾아 직접 포장하고 직접 진열하는 농가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인 시민들도 일반소비자 가격의 70~80%수준으로 안전이 검증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비자 회원만 1만5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이곳 농산물을 믿고 이용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1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삼은 순천로컬푸드는 내년 3호점 개설 등을 거쳐 향후 1~2년 사이에 매출액 3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례점

◆전남도,직거래 판매장 확산 '총력'

이같은 순천로컬푸드 외에도 전남에는 22곳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천588농가가 로컬푸드 직매장에 생산농가로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가족농, 중소농들로 이들 중소농가들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은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판로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생산 규모가 적은 중소농들이 안정적인 출하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올해부터 농산물직거래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전남도도 올해부터 직매장 설치보조 사업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국비 30%, 자부담 70%였던 직매장 설치사업은 올해보다 지자체에서 30%(도 9%·시군 21%)를 추가부담해 자부담 비율이 40%로 대폭 낮아졌다. 

전남도는 올해 직매장설치사업을 신청한 9곳 중 최소 4곳 이상이 농식품부 심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 중으로 이뤄질 심의에서 계획대로 4곳 이상이 통과될 경우 전남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현재 23곳에서 27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도 관계자는 "어려운 농가에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소득 증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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