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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양현종 "우선 몸부터 만드는게 목표"
입력 2019.02.17. 14:50 수정 2019.02.18. 07:02 댓글 0개“목표요? 올해도 긴 이닝 던지는 거죠.”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의 말이다.
양현종은 일본 오키나와일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이같이 말했다.
참 단순한 대답이지만 관점에 따라 남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표현이었다.
양현종은 20대 후반부터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던 2017년은 물론 5위에 그쳤던 지난해도 자신만은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의 중심이 돼 줬다.
그동안 양현종은 자신을 거쳐 간 감독들에게 많은 신뢰를 안겨주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매년마다 대부분 100이닝을 넘게 소화해줬다. 100이닝을 넘기지 못한 시즌은 2012년(41이닝)이 유일하다.
적어도 100이닝을 소화한다는 것은 감독들에게 큰 힘이 된다. 일단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꾸려 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상황만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뛰었던 헥터 노에시와 팻 딘과 계약이 끝나는 바람에 올해부터 새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와 함께 마운드를 책임진다.
실력이 출중하다고 알려진 터너와 윌랜드지만 그들의 볼이 KBO리그에 통할지는 검증되지 않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때 만일 양현종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게 된다면 앞으로 KIA는 어떨까.
김기태 감독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KIA의 12번째 우승은 물론 상위권 진입을 꿈도 꾸기 어려울 정도로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감독은 물론 동료 모두 양현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양현종이 긴 이닝을 던져 얻게 되는 효과는 또 있다.
불펜진을 효율적으로 기용할 수 있게 된다.
사실 KIA는 선발진보다 불펜진을 꾸리는데 깊은 고심을 하고 있는 상태다.
임기준과 김세현은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고, 지난해 선발 가능성을 보인 한승혁은 선발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등 불펜 자원이 여유롭지 않다. 또 필승조 김윤동은 최근 2년 동안 많은 경기를 뛴 탓에 과부하가 걸릴 것도 우려된다.
이에 양현종은 긴 이닝을 던지는 것으로 목표를 삼은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프로데뷔 이후 소화한 이닝은 KBO 통산 1천629이닝이다.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항전 등을 포함하면 1천700이닝에 달한다.
최근 5시즌 동안에는 해마다 200이닝 가까이 소화하고 있어 올해도 많은 이닝 던지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베테랑 위치가 된 만큼 노련함을 얻은 대신 몸의 회복속도는 점점 더디어 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양현종은 “수치상으로 정한 목표는 아직 없다. 매년 세우는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잘하는 것이다. 소화이닝, 승수, 평균자책점 등 지난해보다 발전되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양현종은 KBO 사상 역대 가장 빠른 개막전이 계획 돼 있음에도 비교적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는 2018시즌 스프링캠프 때보다 조금 더 늦은 지난 11일 첫 캐치볼을 시작했다. 아직 하프 피칭과 라이브 피칭은 아직 돌입하지 않았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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