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새 공인구에 야구판 지각 흔들릴까

입력 2019.02.14. 17:30 수정 2019.02.14. 17:58 댓글 0개
베테랑들 반응은 신중...“좀 더 던져봐야”
젊은 피 “분명 커지긴 했지만 적응 할 것”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KIA 타이거즈 선수들과 바닥에 놓여진 야구공. 한경국기자

“새 공인구요? 분명 커진 느낌은 있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새 시즌을 준비 중인 프로야구 구단들의 화두는 달라진 공인구다.

KIA 타이거즈를 비롯한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부터 새 공인구를 들고 훈련하고 있다.

2019시즌에 쓰일 공인구는 기존에 쓰던 공보다 좀 더 커지는 등 차이를 보인다. KBO 사무국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깨뜨리고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 국제 기준에 맞는 공을 KBO리그 투수들도 사용하자는 취지로 새 공인구를 준비했다.

새 공인구는 반발계수 허용 범위를 낮춰 기존 공보다 비거리가 줄어들 전망이다.

2018시즌까지 썼던 공인구의 반발계수 허용범위는 0.4134∼0.4374였지만 올해부터 일본프로야구(NPB)와 같은 0.4034∼0.4234로 줄었다.

반발계수를 조정한 것뿐만 아니라 사이즈도 커지고 실밥도 미세하게 달라졌다. 실밥은 표면에 도드라진 솔기 높이를 낮추고 폭도 넓혔다. 반발계수를 줄인 KBO리그 새 공인구의 크기는 미국, 일본과 같은 둘레 234㎜로 1㎜ 커졌다.

일반인은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프로선수들은 체감 될 만큼 변화됐다.

반발계수를 줄이고, 공기저항 등을 고려해 솔기의 폭과 높이를 조정한 결과는 홈런 수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홈런과 장타에 의존하던 경기 스타일에서 작전 위주의 야구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KIA의 경우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에 돌입, 새 공인구에 적응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KIA 선수들과 바닥에 놓여진 야구공의 모습. 한경국기자

아직 물량이 충분한 상태가 아니라서 지난해 썼던 공인구도 함께 활용해 쓴다. T배팅이나 송구 훈련 등 기본 훈련은 기존 공인구를 쓰고, 캐치볼과 연습경기 수비시에는 새 공인구를 사용한다.

KIA가 수비시에만 새 공인구를 쓰는 이유는 지금까지 일본 팀과 맞붙었기 때문이다. 각 팀들이 각자의 공인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수비때 마다 자국 리그의 공인구를 수비 때 쓴다.

즉, KIA는 공격시 NPB(일본프로야구) 공인구를 타격하고, 수비시에는 KBO 공인구로 막는다.

때문에 야수들의 경우 타격시 반발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베테랑들의 경우 새 공인구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범호는 “바뀐 공인구로 타격해보지 않아서 아직 잘 모르겠다”며 “실전 경기를 뛰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아직 제대로 던지지 않았다. 캐치볼만 해봐서 공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다”면서 “커졌다고 하니 커진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실전에서 제대로 볼을 던져본 선수들은 약간의 변화를 감지하기도 했다.

한승혁은 11일 오키나와현 우라소에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동안 볼 30개를 던졌다.

한승혁은 “확실히 공이 커진 거 같고, 실밥도 두툼해졌다”며 “변화구 같은 경우 회전이 덜 먹는 느낌을 받았다. 던질 때 손목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연습하다 보면 적응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파지법이 독특한 선수 역시 달라진 점을 느꼈다.

기존 투수들보다 공을 크게 감싸 쥐고 던지는 유승철은 “개인적으로 바뀐 공이 더 편하다”며 “공과 손바닥 사이에 공간이 없도록 꽉 잡는 스타일인데 내 손에 알맞다는 느낌을 받았다. 던졌을 때 그립감도 있다. 두 손가락에 잘 걸리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호랑이 군단이 바뀐 공인구에 잘 적응해 새 시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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