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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지역 더 오른다" 아파트 공시가격 얼마나 오를까
입력 2019.02.14. 06:00 수정 2019.02.14. 06:15 댓글 4개1300만가구 대상 파급력↑…집값 향배 잣대
가격급등·고가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
강남3구 주타깃 예상…마용성도 안심 못해
실거래가 상승률 낮은 일부 강북지역 영향 미미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은퇴하고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데 공시가격이 더 오른다고 하니 걱정됩니다."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 9억4000만원의 서울 잠실동 한 아파트를 소유한 김모(59)씨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소식이 달갑지 않다.
김씨는 "집을 팔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이 집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호가가 올랐다고 세금을 더 내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상승폭이 50% 이내로 제한된다고 하지만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이 발표되면서 오는 4월 예고된 아파트(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 공시가격은 1300만 가구에게 영항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크고 향후 집값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8% 올라 12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급등한 아파트값을 적극 반영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혔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파트의 경우에는 시세 반영률 자체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시세상승분은 적극 반영하겠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세반영률이 이미 70%를 웃돌고 실거래가 상승이 크지 않는 강북 등 일부지역 아파트 공시가격 변화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값 폭등 진원지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포, 용산 등 기존 시세반영률이 낮고 값이 많이 오른 지역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와 세금 인상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낸 정부는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로 집값 안정에 방점을 찍을 복안이다. 정부는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수준까지 집값이 떨어질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9.13부동산대책 이후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가 조세형평성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부동산시장에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 발표 때도 가격이 많이 오르거나 고가(高價)일수록 상승폭이 컸다.
지난 1월 발표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상승률은 9.1%. 서울의 상승률이 17.8%로, 지난해 상승률 7.9%의 두 배가 넘는다. 강남과 용산, 마포 등은 30% 이상 올랐고, 고가 주택일수록 상승률이 더 높았다. 시세가 15억원 이하 주택들은 평균 5.9%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15억 원에서 25억원은 21.1%, 25억원 이상 주택들은 평균 36.5%를 기록했다.
또 국토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전국 50만 표준지 공시지가가 9.4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9.63%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서울은 13.87% 올랐다. 이 중 강남구와 중구가 20% 이상 올랐다. ▲서울 강남구 23.13% ▲서울 중구 21.93% ▲서울 영등포구 19.86% ▲부산 중구 17.18% ▲부산 부산진구 16.33%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과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과 고가 토지에 대한 최대 2배 가까이 공시가격이 오른 것에 비춰보면, 오늘 4월 발표될 아파트 공시가격도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폭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가 공동주택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아파트의 시세반영률이 70%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가격이 급등했거나 시세와 차이가 큰 고가 아파들은 중심으로 상승폭이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4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개 등이 향후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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