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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후퇴된 환경정책…유색 페트병 퇴출시기 2021년까지로 1년 늦춘다

입력 2019.02.12. 15:58 수정 2019.02.12. 16:11 댓글 0개
맥주 페트병→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캔으로 전환
업계 반발 속 수(水)분리성 페트병 라벨 부착 강행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2019.01.22.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정부가 오는 2021년까지 음료·생수병에 사용되는 유색 페트병을 퇴출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춘 것이다.

업계와 소비자 반발이 큰 맥주 페트병도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과 캔으로 우선 바꾼다.

수(水)분리성 접착제 라벨 업체와의 유착 의혹까지 산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기준' 고시 개정은 예정대로 추진한다.

환경부는 국내 재활용 인프라와 외국사례를 감안해 '페트병 재활용 용이성 등급기준'을 마련하고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페트병 재활용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페트병 몸체 색상을 무색으로 하고, 라벨이 몸체로부터 쉽게 제거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음료업계 반발이 커 음료·생수병용 유색 페트병의 퇴출 시기를 당초 2020년에서 2021년로 늦췄다.

맥주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꾸기 위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했다.

맥주 페트병 출고량은 전체 페트병의 16% 가량 차지한다. 재활용이 불가능해 무색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나 제품의 품질 보존과 소비자 선호도 등을 이유로 맥주업계의 반발이 심하다.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이나 캔으로 전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환경부 관계자는 "급격하게 전환했을 때의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재질을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이나 캔으로 대체하기 위한 논의를 이제부터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병에 붙는 라벨은 환경부 뜻대로 끌고 나간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페트병 세척 과정에서 라벨이 비중에 따라 물에서 분리되도록 하는 유럽 방식과 소비자가 라벨을 직접 제거하도록 권장하는 일본식을 혼합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접착제 라벨을 양잿물로 제거하는 공정이 환경에 유해하다는 의견이 줄곧 제기돼 왔고, 환경부는 올해 초 재활용이 쉽고 어려운 정도에 따라 3등급 기준을 둔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기준' 고시 개정을 추진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비중 1 미만의 수분리성(물에 떠서 분리가 잘 되는) 접착식' 라벨일 경우 1등급(재활용 용이)을 부여하고, '비중 1 이상(물에 가라앉는)의 비접착식' 라벨은 2등급(재활용 어려움)으로 분류한 것이다. 페트병에 접착제로 붙이는 라벨은 재활용이 쉽다고 보고,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찢어내면 되는 비접착식 라벨은 재활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환경부는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세척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이 제거된다고 봤다. 또 비접착식 라벨을 제거할 수 있는 풍력선별기를 갖춘 재활용업체가 소수인데다 이를 활용해도 라벨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재활용공정을 감안할 때 재활용을 저해하는 요소는 물에서 분리되지 않는 일반 접착제와 물에서 분리되지 않는 비중 1이상의 비접착식 라벨이라는 것은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비접착식 라벨출고량은 현재 29.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도 도포 면적과 양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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