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한미방위비분담금

입력 2019.02.11. 17:59 수정 2019.02.11. 18:05 댓글 0개
이윤주의 약수터 무등일보 부장

올해로 열번째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이 잠정 타결됐다. 총액은 1조389억원. 한미 방위비분담금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1967년 발효) 제5조에 비롯됐다. SOFA 제5조에서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토지와 건물만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상당기간 토지와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부담해왔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미국의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자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일부를 부담하도록 요청했다. 당시 비슷한 상황인 일본과 독일도 미국측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았고, 한국 보다 앞서 방위비분담금을 부담하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도 일본, 독일에 이어 1991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을 체결했다. ‘특별’(special)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도 SOFA 제5조에는 없는 예외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한미 방위비분담금은 첫 해 1천73억원에서 출발해 30여년이 흐르면서 이제는 1조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한미방위비분담금은 지금까지 숱한 논란을 이어왔다. 제때에 타결한 적이 드물 정도로 협상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특히 지급액부터 분담률, 산정방식, 지급항목, 미사용액 여부까지 비슷한 상황의 가까운 일본과 비교되며 재정비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위비분담금의 공식적인 분담률이나 총액이 일본 보다 낮지만 카투사·경찰, 부동산, 기지 주변 정비, 토지공여, 공공요금 감면, 도로·항만·공항이용료 면제, 철도수송 지원 등 직·간접지원비를 감안하면 실제 일본 보다 무거운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총액을 지급하는 한국과 지출항목별로 지급하는 일본과의 산정방식도 늘 문제제기가 되는 부분이다. 총액지급은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미사용액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여러 수치상의 문제점도 있지만 적지 않은 비용부담이 언제까지 속절없이 이어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은 상실감을 더하는 듯 하다. 여기에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압박하는 듯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질도 불편하기 그지 없다.

남북정상회담에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며 군사적 긴장감은 점점 완화되는 반면 주한방위비분담금은 매년 늘어가는 것도 씁쓸한 풍경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의 추이만 보면 냉전시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변에는 자국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군대를 비용까지 부담해가며 주둔시켜야 하는 우리네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밑바닥에 깔려 있을 것이다. 약소국의 비애가 절절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윤주 경제부 부장대우 lyj200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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