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때로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그 건너편에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입력 2019.02.06. 16:24 수정 2019.02.06. 16:26 댓글 0개
이당금 컬처에세이 푸른연극마을 대표

사람은 늘 두렵다. 하지만 때때로 중요한 그 어떤 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이다’

‘물’, 내게 있어서 이겨낼 용기로 언젠가는 극복하고 싶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우리 집은 황룡강 부근에 있었다. 무더운 여름 아이들에게 강은 미역감고, 조개 캐고, 물고기 잡는 일만큼 재미있는 놀이터는 없었기에 그 근방에 사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먼 동네 아이들까지 강에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보면 어제 강에서 함께 놀던 아이가 보이지 않을때가 있었다. 학교에선 물에 빠져 죽은 아이를 언급하면서 강에 가는 것을 금지한다고 담임선생님들을 통해 엄하게 꾸지람을 했지만 며칠이 지나면 아이들은 까마득히 잊고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다섯명의 아이를 둔 아버지의 매같은 무서운 눈을 피하던 어느날, 결국 아버지에게 목덜미를 잡혀 골방에서 죽지 않을만큼 맞았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 이후론 물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다. 겨우 발목이나 담그는 정도였다. 버킷리스트, 물에서 자유하고 싶었다. 수영도 하고. 파도도 타고…그러면 얼마나 자유할까? 친구의 권유로 체험다이빙에 동행했다. 이 정도면 뭐 별거 아니네! 그런데 2미터, 5미터를 내려가는데 심장이 뛰면서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애졌다. 분명 입으로 숨을 쉬라고 했는데 나는 코로 숨을 쉬고 허우적거렸다. 두려웠다. 죽을것만 같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뜨고 물을 뱉어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도 그랬어요. 여기 다이빙 하는 사람들 대부분 물 무서워해요. 당연히 두렵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물 밖에서 코로 숨쉬고 살았는데 불과 몇 시간 물속에서 잠수하는거 배운다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숨 못쉬어요. 다시 할래요?”

그래, 만약 지금 그만둔다면 두 번 다시 나는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할거야. 물밖과 물속의 차이는 하늘과 땅, 극과 극, 완벽한 변화가 필요했다. 할 수 있을까? 깊은 숨을 내 뱉고는 다시 물속으로 잠수했다. 1초, 2초, 3초,4초, 5초. 공기방울이 수면위로 꽃처럼 피어났다. 가쁘게 내뱉던 숨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열 번에 한번은 코로 숨을 쉬었지만 내가 인지했다. 그렇게 시작한 실내다이빙은 마침내 40미터 이내 수심까지 내려가는 코스로 이어졌다.

세상에! 바다수심 39.7미터라니! 당연히 더 긴장되고 두려웠다. 그 두려움의 한계점에서 ‘거북이’를 만났다. 문득,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이야기, 왜 갑자기 이게 생각났는지는 모른다. 바다, 물고기. 변신, 용기, 자유함. 드디어 수십년을 무의식 저 밑바닥에 잠겨있던 물에 대한 두려움을 직시하고 관통하니 지금껏 보지 못한 아름다움, 자유함을 느낀다. 2019년 변화가 필요할 때, 잠시 멈춘다. 숨을 내쉰다. 직시한다. 그리고 저 너머에 있는 아름다움을 그려본다. 용기내어 당당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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