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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시장에 나온 美 원유, 어디로 팔릴까…한국,수혜국 중 하나

입력 2015.12.24. 18:22 댓글 0개

 미국 의회가 1975년부터 금지해온 원유수출을 허용하면서 미국산 원유가 어디로 팔릴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시장에 풀린 미국 원유가 유럽연합(EU) 등 원유를 수입해야하는 나라들에게 팔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산유국기구(OPEC)과 러시아산 원유와 직접 가격 경쟁이 이뤄져 수입국들에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EU의 경우 자국 내 디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주로 러시아와 중동 지역 산유국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원유를 수입해왔기 때문에 미국 원유수출 금지 해제로부터 가장 큰 이익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에서 정유공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PBF에너지의 톰 오말리 회장은 유럽의 정유업체들을 미국 원유 수출의 최우선 수혜자로 꼽았다.

오말리 회장에 따르면 미국은 1920년에 만들어진 해상법 때문에 국내 항구끼리 원유를 수송할 때는 배럴당 7달러의 운송비를 받는 비교적 비싼 미국 유조선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유럽 등 외국으로 원유를 수송할 경우 미국 유조선의 3분의 1도 안 되는 배럴당 2달러가 드는 외국 선박을 사용할 수 있어 운송비를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걸프만에서 벨기에 안트베르펜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데 드는 운송비용이 미국 동부의 뉴저지주나 펜실베이니아주로 같은 양의 원유를 보내는 것보다 저렴하다.

또한 유럽 원유 소비량의 대부분이 디젤로 사용되기 때문에 유럽에서 미국산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휘발유는 같은 선박을 이용해 휘발유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으로 재수출할 수 있다.

EU 소속국 외에도 이번 미국 원유수출로 라틴아메리카와 인도, 한국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RBC캐피탈마켓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이미 원유가 시장에서 넘쳐나고 있으므로 굳이 미국산 원유를 살 이유가 없으며, 미국산 원유의 대부분은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를 최대 수혜국으로 꼽았다. 인도는 현재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 지역에서 수입해야만 했지만, 미국산 원유를 사들일 수 있게 되면 선택의 폭이 늘어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풀이다.

한국도 수혜국 중 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세계 5위 석유 수입국인 한국도 다른 석유 수입국과 마찬가지로 원유 공급원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이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규제를 해제한 뒤 가장 먼저 원유를 수출할 예정인 텍사스 원유업체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파트너스(Enterprise Products Partners·EPP)'는 2016년 1월 첫 주 휴스턴항 송유장치를 통해 60만 배럴의 경질원유를 선적할 계획이다.

이번 첫 원유 수출분을 매입할 업체는 네덜란드의 원유중재업체인 비톨그룹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이 사들인 원유는 스위스 크레시어에 있는 비톨그룹 자회사로 옮겨져 정제한 뒤 북유럽에 디젤 등의 형태로 공급될 것으로 원유거래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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