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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계랭킹

입력 2019.01.29. 17:11 수정 2019.01.29. 17:16 댓글 0개
양기생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세계랭킹 53위→1위

정확히 1년만의 상승이다. 지난 26일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테니스 간판 오사카 나오미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오사카는 지난해 8월 US 오픈을 우승한 뒤 5개월만에 호주오픈까지 우승하며 세계랭킹 정상에 올랐다. 오사카는 1975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이 창설된 이후 역대 26번째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은퇴한 중국 리나(37)가 2014년 세계랭킹 2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았다.

보통 아시아 선수는 서브가 약하고 파워가 밀리는데 오사카는 180cm 장신에서 나오는 강력한 서브가 주무기로 상대 선수를 압도한다. 이번 호주 오픈에서 치른 7경기에서 모두 5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2위인 플리스코바(37개)와는 22개 차이였다. 이번 대회 오사카의 서브 최고 시속은 192㎞로 여자 선수 중 공동 3위다.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오사카는 1997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3살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 살 많은 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기 시작했다.

흑인 특유의 유연함을 타고난 오사카는 강인한 정신력까지 겸비해 위기에도 얼굴 표정에 전혀 변화가 없다.

호주 오픈 우승 뒤 가진 인터뷰에서 무표정 얼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웃는 것을 잊고 있었다”고 할 정도로 냉정하고 차분한 멘탈을 소유하고 있어 여자 테니스계를 주름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여자테니스 간판 윌리엄스 자매와 마찬가지로 오사카가 흑인의 탄력과 뛰어난 신체 조건으로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는 것을 보고 우리 테니스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래, 장수정, 정수남, 김나리 등 여자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한나래와 장수정이 200위권에서 머무르고 있고 정수남과 김나리는 500위권이다.

롤모델은 있다. 1972년 만 19세 나이로 호주 오픈 본선에 올라 대한민국 선수로 최초 그랜드 슬램대회 본선에 진출한 이덕희 선수다.

이덕희 선수는 1974년 테헤란 아시안 게임에서 양정순과 함께 단체 금메달을 획득하고 1979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민국 테니스 사상 첫 프로 선수로 등록했다.

1981년 US 오픈에서 16강이 겨루는 4회전까지 올랐는데 그해 세계 랭킹 34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테니스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순위였다. 이 순위는 지난해 정현이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며 25위에 올라 깨졌다. 정현은 올 호주오픈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해 50위까지 밀렸다.

부러우면 진다는 말이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 오사카의 랭킹 1위 등극이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들의 건투를 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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