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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아일랜드, '노딜 브렉시트' 앞두고 국경 문제 골치

입력 2019.01.24. 11:40 댓글 0개
EU "아일랜드, 국경 강화 피해야"
아일랜드도 "하드보더는 안돼"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아일랜드 정부가 3월29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이후 북아일랜드와의 국경 설정 문제를 놓고 압박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섬 일부에 국경을 설치해야 하는 문제를 놓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이날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상 없이 탈퇴하더라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강화는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이 미래 관계 설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의 통관과 통행 절차가 엄격해져선 안 된다는 압박이다.

바르니에 대표는 "어딘가에는 국경을 설정하고 통제를 해야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그곳이 어딘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는 아일랜드공화국에 닥친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는 아일랜드공화국 내부에서도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들은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일명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통해 북아일랜드를 영국에 잔류해야 한다는 '연합주의' 계파와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계파 사이의 오랜 유혈 투쟁을 일단락시킨 바 있다.

북아일랜드 귀속 문제를 북아일랜드 당국의 자유 의사에 맡긴다는 내용의 벨파스트 협정을 고쳐 이곳에 다시 강력한 경계선을 도입하는 것은 당국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아일랜드 당국이 그동안 국경과 관련해 정부 인사들의 입을 막은 것도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브뤼셀=AP/뉴시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대표가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중들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상 없이 탈퇴하더라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강화는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01.24

지난주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는 브렉시트 후 국경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논의을 삼가도록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지며 한 차례 곤혹을 겪었다.

코베니 부총리는 셰인 로스 아일랜드 교통장관에게 "당신이 국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이를 조사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갑자기 북아일랜드와의 국경을 만든 정부로 낙인 찍힌다"며 사람들의 반발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드커 총리는 22일 밤 성명을 통해 "국경 강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 그건 우리의 계획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는 "영국이 아무런 협상 없이 EU를 떠날 경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EU 협상단과 어려운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우리는 국경선을 다시 만들지 않고, 양측의 통행과 통관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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