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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원세훈, MB한테 건넨 특활비 10만달러 이상"
입력 2019.01.22. 17:48 댓글 0개원세훈 측 "기소 안 해놓고 망신주기" 반발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이명박(78)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0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68) 전 국정원장이 10만 달러 외에도 돈을 건넸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 혐의 6차 공판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의 옛 측근인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이던 시절 비서관을 한 뒤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보좌한 인물이다. 2011년 대통령 미국 순방을 앞두고 원 전 원장 지시를 받은 국정원 예산담당 직원으로부터 10만 달러가 든 쇼핑백을 건네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증인신문을 거부해 김 전 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실장은 "원 전 원장이 어느 날 전화해서 '대통령 해외 순방이 있어 혹시 달러가 필요하시면 직원을 보낼테니 연락이 가면 만나서 대통령께 전해달라' 이렇게 말한 걸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김 전 실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지난해 1월 12일 자수서에 썼던 내용이다.
그는 "2010~2011년 사이 일자를 특정할수는 없으나 원세훈 국정원장의 연락을 받고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국정원 직원을 만나 달러로 추정되는 내용물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전달받아 청와대 관저 근무직원인 백모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바입니다"라고 자수서를 기록한 뒤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이외에도 "원 전 원장이 취임 후 2010~2011년 설, 추석 등 3번에 걸쳐서 저를 롯데호텔로 불러서 쇼핑백을 주시면서 '대통령께 전달해드리면 아신다' 하셔서 제가 관저로 전달을 했다"고 증언했다.
원 전 원장이 10만 달러 이전에도 건넨 돈을 전달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순방을 앞두고 달러를 건넬 때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원 전 원장으로부터 명확한 액수를 들은 적은 없는게 아니냐"며 "만약에 대통령한테 갖다드리라고 하면 바로 드려야지 '김윤옥 여사가 보시면 안다' 이야기하면 안 되는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기소가 안 된 부분이 조서에 가득 담겼는데 (법정에서) 간접사실로 이야기하는 것은 일반 동기나 배경을 설명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기소를 안 한 이상 망신주기에 불과한 것이고 법정에서까지 증인신문을 하는게 맞지 않다. 비공개로 전환해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 역시 김 전 실장을 상대로 "내가 재임기간 중 가장 부담을 느꼈던 사건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며 "(그 당시) 그만두겠다고 하려고 청와대에 들어가려고 했던건데, 내가 오랫동안 대통령한테 뇌물을 줘가지고 붙어 있으려고 한다고 느낀 적이 있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연평도 포격 사건과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등의 경우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미안해하고 부담을 느꼈던 사건이기 때문에 더 뇌물을 건넬만한 동기가 되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오전 증인신문 예정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송달이 안 돼 불출석했다. 내일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도 증인신문이 예정돼있지만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 재직 시절인 2010년 6월과 2011년 9~10월 이명박(78)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 2억원 및 현금 1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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