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병 김선우' 3명의 신기한 인연…해군 청주함서 함께 근무

입력 2019.01.20. 17:23 댓글 0개
추진기관병·갑판병·보급병 김선우 일병 나란히 근무
"일병 김선우, 현문 보고" 방송에 3명이 달려가기도
"친동생 같아 정이 가"…"내 일처럼 도와줘 의지 돼"
【서울=뉴시스】18일 해군2함대 청주함에 동일한 계급과 이름을 가진 갑판병 일병 김선우(왼쪽), 보급병 일병 김선우(왼쪽 세번째), 추진기관병 일병 김선우(오른쪽)가 청주함 주임상사 김동석 상사(왼쪽 두번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19.01.20.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동명이인 세 일병의 흥미로운 인연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이들은 해군 호위함 청주함(FF, 1500톤)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20일 해군에 따르면 추진기관병 김선우(23세, 해상병 648기), 갑판병 김선우(21세, 해상병 649기), 보급병 김선우(21세, 해상병 649기) 일병은 비슷한 시기 청주함으로 배치돼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

이름과 계급이 같은 김선우가 3명이나 있어 청주함에서는 "일병 김선우, 현문 보고"라는 함내 방송이 나오면 서로 다른 3명의 수병이 달려 나오는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했다.

셋 가운데 기수가 높은 추진기관병 김선우 일병은 후임 김선우 일병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휴가 후 돌아올 때 동생들의 선물을 사오는 것은 기본이고, 연애 상담 요청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 일병은 고등학생 시절 천안함이 소속됐던 해군 2함대에 안보견학을 온 것이 계기가 돼 해군에 지원했다. 김 일병은 천안함 46용사의 희생 정신에 마음이 뭉클해져 해군에 지원했고, 첫 배치도 2함대로 받았다.

김 일병은 "이름이 같은 후임 김선우 일병들이 친동생 같아 정이 많이 간다"며 "후임 수병들을 잘 이끌어 서해 북방한계선을 수호하는 필승함대 2함대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갑판병 김선우 일병은 동국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로 '청주함의 다빈치'라 불린다. 김 일병은 바다를 소재로 한 그림을 가장 많이 그렸다고 한다. 해군에 지원한 동기에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지금도 김 일병의 스케치북에는 항해 중에 경험한 특별한 풍경이 한가득 그려져 있다. 청주함 휴게실 벽면에는 김 일병이 그린 벽화 '청주함 히어로'도 있다. 작업하다 남은 페인트를 활용하고, 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린 역작이다.

김 일병의 벽화 작업은 배에서 자주 그림을 그리던 김 일병을 본 부서장이 제안한 일이다. 선임 김선우와 동기 김선우가 김 일병의 조수 역할을 하며 벽화를 완성했다.

【서울=뉴시스】18일 해군2함대 청주함에 동일한 계급과 이름을 갖고 있는 갑판병 일병 김선우(왼쪽에서 첫번째), 보급병 일병 김선우(왼쪽에서 두번째), 추진기관병 일병 김선우(왼쪽에서 세번째)가 담소를 나누며 부두를 산책하고 있다. 2019.01.20.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김 일병은 "다른 김선우 일병들은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줘 의지가 많이 된다"며 "청주함 휴게실 벽화를 그리는 동안에도 우리는 언제나 함께 노력했고, 벽화가 완성되자 서로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보급병 김선우 일병은 갑판병 김선우 일병과 동갑내기 친구이자 군대 동기다.

둘은 해군교육사 기초군사교육단에서 훈련을 받던 훈련병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그래서 훈련교관이 부르면 같이 달려 나갔고, 가족들에게 오는 인터넷 편지가 번지수를 잘못 찾아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훈련병 시절부터 같은 이름의 동기가 있다는 게 힘이 됐던 둘은 청주함에 같이 배치받으면서 더 친해졌다. 1000여명인 해군 수병 동기가 같은 함정에 배치될 가능성 자체가 낮은데, 이름까지 같을 확률은 더욱 낮으니 인연이 남다르다.

김 일병은 "훈련소에서 같이 훈련 받았던 김선우 일병과 같은 배에서 근무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살면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신기한 인연인 만큼 우리 청주함 김선우 일병은 끈끈한 전우애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함 주임상사 김동석 상사는 "청주함은 바다에 나가 있는 일이 많아 함정 근무가 쉽지만은 않다. 3명은 전우애를 바탕으로 조국 해양주권을 수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똘똘 뭉쳐 다른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fin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