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아빠, 이제 일하는 동안 우리 걱정은 마세요”

입력 2019.01.20. 16:08 수정 2019.01.21. 08:26 댓글 0개
연중기획 -따뜻한 세상을 만듭시다 '무등&나눔'
사랑방미디어·광주재능기부센터 ‘사랑의 공부방’ 135호
택배기사 아빠와 사는 남매 이야기

2019년 기해년에도 어려운 사정의 어린이들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며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랑방미디어와 광주재능기부센터의 ‘사랑의 공부방’은 계속됐다.

기해년 첫 사연이자 통산 135번째 주인공은 초등학교 3학년인 김모군과 1학년 김모양이다.

이들 남매의 부모는 끝내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고 남매는 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어머니와 헤어진 후 남매는 아버지와 세 명이서 할머니 이름으로 된 아파트에서 살아오고 있었다.

남매의 나이가 아직 어려 부모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지만 두 남매를 기르려 아버지는 눈코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다.

할머니 명의의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세 사람은, 그러나 하루에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많지가 않다.

택배 기사인 아버지는 오후 6시부터 출근해 다음날 아침 7시에 퇴근을 한다.

그렇다보니 방과 후 집에 오는 아이들의 얼굴을 잠깐 스치듯이 보고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집을 부리나케 나선다.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저녁밥을 먹고 TV 앞에 모여 옹기 종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이들 남매에게는 주말에나 꿈꿀 수 있는 큰 이벤트다. 이마저도 아버지가 바쁘거나 피곤한 날에는 쉽지 않다.

아버지 역시 택배일과 집안일만 해도 바쁜 하루지만 그 와중에 자식들에게 충분히 관심을 주지 못하고 교육을 못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미안하기만 하다.

사춘기도 일찍 찾아오는 요즘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는 그 무엇보다도 큰 공백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김군은 부모의 공백으로 인한 스트레스 탓인지 도벽을 드러내다 아버지에게 큰 혼이 나기도 했다.

이러다 아들이 비행청소년이 되지는 않을까 아버지는 늘 걱정이 태산같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 안되다 보니 아이들 방이라도 이쁘게 꾸며주면 아이들의 마음이 안정되지나 않을까 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랑의 공부방을 신청했다.

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에 사랑방미디어와 재능기부센터는 발벗고 나섰다.

우중충했던 벽지와 장판을 싹 뜯고 남매가 각자 사용할 침대와 이불을 놓으며 밝고 쾌활한 분위기의 조명을 설치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한 벽지와 깨끗한 침대와 이불에 몸을 던진 남매는 새로운 분위기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즐거워했다.

남매의 아버지도 밝아진 집안 분위기에 아이들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자신도 바쁜 일상, 힘겨운 밥벌이 와중에도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내고 마음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일반 주요뉴스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