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사업이 정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다시금 '강남'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2개 노선이 모두 강남권을 지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을 하겠다는 서울시 의도와는 다르게 강남에 수요가 더욱 집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일 GBC 사업이 수도권정비위원회 본회의 서면 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강남권 대형사업 진행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GBC 조기 착공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8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GBC가 조기 착공되면 강남 삼성동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까지 이어지는 일대를 국제 업무와 MICE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014년 한전부지를 매입한 이래 강남일대는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GBC가 연내 착공을 시작하면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강남 서초사옥으로 이전할때도 일대는 큰 호황을 맞았다. 또 제2롯데월드타워 건립후에도 잠실집값은 강남과 견줄 정도로 급등했다. 송파구의 최근 5년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0.87%로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46.35%)을 크게 웃돈다.

이 때문에 '강남 불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부동산시장을 단기, 장기로 나눠 봤을때 단기적으로는 강남권이 오른 만큼 떨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대형 개발사업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반등할 거란 얘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기반이 잘 돼있고 직장이 테헤란로에 있는데다가 학군수요도 확실해 강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강남을 개발할게 아니라 강북을 개발해야 하는데 강남에 한전부지, 지하도시, GTX 등 개발호재가 많아 부동산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장은 규제가 강력해 GBC가 착공한다고 해도 크게 영향은 없겠지만 돈 많은 사람들은 주변지역 건물을 매입할 것"이라며 "규제가 풀리면 뭉쳐있던 잠재수요들이 폭발할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GTX가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반대로 상권 쏠림 현상은 심해질 수 있다"며 "이미 개발계획이 발표됐을때 선반영된 상태라서 강남지역은 주택뿐 아니라 오피스시장까지 전체적으로 굉장히 비싸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강남·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 임기내 강북지역에 각종 투자를 집중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위해 경전철 사업 재추진, 빈집 매입후 청년·신혼부부주택으로 공급, 공공기관 강북 이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소규모 개발계획인데다 박 시장이 대규모 개발계획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이상 여의도·용산처럼 강남집값도 다시 뛸 거란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박 시장이 3선이나 됐으니 뭔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도시재생 같은 소규모 개발보다는 덩어리가 큰 개발계획에 관심을 더 크게 보일 수 있다"며 "정치적으로 입지를 다질 시기기 때문에 과거 정부나 정책이 바뀌면 집값이 다시 오르는 것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또 강남 집값이 오를 거라고 생각해 매물을 안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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