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당신은 아시아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입력 2019.01.18. 09:07 수정 2019.01.18. 09:28 댓글 0개
문화전당 대중음악으로 만나는 인도네시아 기획전 마련
아시아의 소리와 음악 주제전문관 오는 4월 28일까지

‘아시아인들은 아시아에 살면서도 아시아를 잘 모른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시제 전환 : 비동맹운동과 제3세계 그리고 아시아 예술’을 주제로 마련한 아시아의 미래를 여는 예술적 실천 발원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국제포럼에서 역사학자이자 3세계 전문가인 비자이 프리샤드의 지적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를 만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해 시작해 오는 4월 28일까지 선보이는 ‘라구 라구 1960-1980(Lagu~Lagu 1960s-1980s)’가 그것이다.

Lagu~Lagu는 인도네시아어로 ‘노래들’ 이라는 뜻으로, 이번 전시는 냉전과 서구화, 민주화의 영향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인도네시아 대중음악과 정치·사회 이데올로기와의 관계를 각 시기를 대표하는 노래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수집한 자료 중 선별된 자료를 통해 조망한다.

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아시아의 소리와 음악 주제전문관이 세 번째로 마련한 기획전으로 60-80년대 인도네시아 음악을 통해 당대 인도네시아를 이해해보는 방식이다.

1945년 독립 이후 인도네시아의 첫 정권인 수카르노의 구체제 는 정치·경제·문화영역 전반으로 반서구 정책을 펼쳤고 서양의 대중음악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산물로 여겼다. 1963년에는 방송에서 로큰롤 음악을 트는 것이 금지됐고, 1964년 반둥에서는 경찰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반을 압수했다. 밴드 코에스 브르사우다라(Koes Bersaudara)는 비틀즈의 ‘나는 그녀가 그곳에 서있는걸 봤어요(I saw her standing there)’를 연주했다는 이유로 백일넘게 투옥됐다.

서양식 음악 금지 조치와 함께 음악가들은 정치 이데올로기 재생산에 기여하는 곡과 더불어 인도네시아적인 음악을 만들도록 요구받았고 수카르노는 렌소이스트(The Lensoist)라는 이름 아래 1964년에 유명 가수들을 문화사절단으로 유럽과 미국에 보냈다.

쿠데타로 구체제가 무너지고 수하르토의 자유주의 신체제가 시작되면서, 히피족이 등장하고 음악과 영화 등에 서양문화가 적극적으로 유입됐다. 문화개방 시대의 도래로 자유가 만연한 것처럼 보였지만 1970년대까지 공산주의자들이 억류되거나 실종됐다.

이완 팔스(Iwan fals)는 노래를 통해 권위주의적이고 부패한 수하르토 정부를 비판하고 노래로 저항했다. 그는 신체제 정부에서 소외된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고자 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acc.go.kr)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2-601-4434)

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아시아의 소리와 음악’ 주제 전문관은 음악과 청각 문화를 구성하는 음성, 음향, 환경음과 같은 다양한 소리 문화 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의 대중음악 아카이빙 프로젝트’는 국가 정체성 형성기 각 지역의 대중음악 연구를 토대로 다양한 매체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양기생기자 gingullov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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